한국인의 정서를 자극하는 ‘애국 마케팅’을 앞세운 국내 브랜드들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김, 주류, 뷰티 등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들이 대한민국의 상징과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메시지를 담아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고, 해외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성경식품은 독도를 포함한 한반도 지도를 상표에 활용하며 ‘지도표 성경김’이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부터 꾸준히 독도 알리기 캠페인을 전개해온 성경식품은 2021년 일본 수입업체로부터 포장지에서 독도를 삭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이를 거부하고 해당 수출을 포기했다.
이 일화가 알려진 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품절시켜야겠다”, “당장 마트에 간다” 등 긍정적 반응이 이어졌고, 이러한 인기는 매출로 이어졌다. 지난해 성경식품의 매출은 1200억원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해외 수출액이 44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라운드 랩(ROUND LAB)도 해외에서 주목받는 국내 브랜드다. 2017년 출시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독도토너’는 최근 북미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미국 진출 이후 코스트코, 월마트, TJX 등에 입점하며 안정적인 유통망도 확보했다.
라운드 랩의 운영사인 서린컴퍼니는 해외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급 매출인 2000억원에 육박했다.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 성장한 반면, 해외 매출은 140% 이상 증가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30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는 브랜드 인지도는 낮았지만, 애국 마케팅은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멕시코 출신 엠마 씨(Emma·28·여)는 “멕시코에서 해당 브랜드의 제품은 아직까지 본 적이 없지만 한국인들에게 독도가 민감한 지역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한국 스킨케어 제품이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만큼 다음번에는 한 번 구매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프랑스 출신 릴루 씨(Lilou·20·여)는 “한국 유명 드럭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제품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독도와 관련된 의미는 몰랐다”며 “이 제품이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한 번쯤 구매해보고 싶다. 프랑스인들에게 이러한 부분은 충분히 의미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릴루 씨는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사실 자체는 알고 있었다”며 “화장품이나 술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이 아니라, 학교 수업과 좋아하는 가수 방탄소년단이 자주 언급하는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브랜드를 들어본 적이 없거나 사용 경험도 적었지만, 마케팅 의도를 접한 뒤 제품 구매 의사를 밝히는 경우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애국 마케팅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소비자들을 사로잡는데 있어서도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청년층 사이에서도 공정성을 핵심 가치로 꼽는 경우가 많다”며 “그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개념 소비’인데, 해외에 진출한 국내 브랜드들이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리는 행위는 이러한 소비를 유도하는 마케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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