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손자이자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중흥그룹 부회장)의 장남인 정정길 대우건설 상무의 행보가 재계 안팎의 조명을 받고 있다. 최근 중흥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우건설이 글로벌 시장 공약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오너 3세인 정 상무가 해당 업무를 주도할 핵심 인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오너 3세이자 유일한 후계자나 다름없는 정 상무가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해외 사업을 직접 챙기면서 정 상무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정 상무의 행보와 중흥그룹의 미래가 맞물려 있다는 있다는 이유로 사실상 사실상 고급 투자 정보나 다름없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92명 임원 중 유일한 해외파…대우건설 글로벌 사업 ‘첨병’ 자처한 중흥家 3세 정정길
1998년생인 정 상무는 2021년 중흥건설 대리로 입사한 뒤 대우건설이 중흥건설그룹에 인수된 직후인 2022년 대우건설 전략기획팀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부장으로 임명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2023년 말 해외사업단 상무로 승진하며 대우건설 설립 이후 역대 최연소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대우건설의 해외 사업은 중흥건설그룹이 가장 공을 들이는 사안 중 하나다. 정 상무의 부친이자 대우건설 오너인 정원주 회장이 직접 챙길 정도다.
특히 정 상무가 소속된 ‘해외사업단’은 대우건설의 해외 사업을 주도하는 핵심 조직으로 평가되고 있다. 해외사업단은 지난 2022년 전략기획본부 산하로 신설됐으며 2023년엔 조직 수장 직급이 기존 상무에서 전무로 격상됨과 동시에 CEO 직속 부서로 바뀌었다. 해외사업단은 현재 해외영업개발팀과 해외건축팀, 해외부동산개발팀, 해외인프라개발팀 등 총 4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그룹 안팎에선 해외사업단을 이끄는 단장 있긴 하지만 사실상 정 상무를 조직의 핵심 실세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회장 아들’이라는 배경뿐 아니라 대우건설 소속 92명의 임원 중 유일한 유학파 임원으로서 유창한 영어 실력과 글로벌 감각을 가진 유일한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정 상무는 현재 해외사업단 내에서 미주개발사업담당을 맡고 있다. 미주지역은 상대적으로 선진화된 인프라와 높은 경제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발주가 꾸준히 이어지는 시장이다. 건설업계에선 글로벌 진출의 필수 코스이자 핵심 공략지역으로 불리고 있다.
최근 정 상무는 대우건설 미주지역 영향력 확대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례로 그는 지난해 11월 미국 시카고와 뉴욕을 방문해 현지 시행사·개발사 관계자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시카고 방문 기간 동안엔 사모펀드 회사인 에쿼티 인터내셔널(Equity International), 글로벌 건설사인 스털링 베이(Sterling Bay), 파포인트(Farpoint), 투자자산운용사 아메리투스(Ameritus) 등을 만나 함께할 수 있는 사업 영역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가졌다.
뉴욕에선 글로벌 홀딩스(Global Holdings), 알엑스그룹(RXR그룹), 브룩필드(Brookfield), 에프엑스 콜라보레티브(FX Collaborative) 등 현지 부동산 개발 및 투자 기업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준) 의장을 역임했던 RXR 그룹 스콧 레크러 회장과의 만남에선 RXR의 대표적인 실적 중 하나인 ‘맨해튼 서부 허드슨 야드 개발’ 사업과 ‘75 록펠러 플라자’ 리모델링, 현재 진행 중인 ‘뉴욕 175 파크 애비뉴 프로젝트’ 개발 사업 등의 성과와 경험을 공유했다.
대우건설 해외사업단 내 ‘정정길 사단’ 주목…노팅엄 대학도 인맥에도 시선
정 상무가 그룹 후계자로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그의 주변 인물들도 덩달아 조명을 받고 있다. 정 상무의 입지가 커질 경우 그룹의 핵심 인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정 상무와 가장 가까운 인물들은 그와 함께 동고동락하는 해외사업단 소속 직원들이다.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그룹 내에서 정 상무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로는 현재 해외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한승 전무와 같은 부서 소속의 유영민 상무 등이 꼽힌다.
1967년생인 한 전무는 한국외대 출신으로 대우건설에 입사한 뒤 ▲신사업개발실장 ▲동남아지시장 ▲자카르타지사장 등 주로 해외 사업과 관련된 직책을 맡아왔다. 현재는 대우건설을 대표하는 해외통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 전무는 지난 2023년 한국-폴란드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해 폴란드건설협회 및 현지 건설기업 ERBUD와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직접 체결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 신도시 주거복합시설 착공식에도 회사를 대표해 참석했다.
1969년생인 유 상무는 인하대를 졸업한 후 ▲필리핀개발사업TFT 팀장 ▲해외건축사업 1팀장 ▲해외건축CM 팀장 등 해외 분야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 중 필리핀개발사업TFT는 정 상무가 활동한 부서이기도 하다. 대우건설 안팎에선 한 전무의 뒤를 이을 ‘해외통’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정 상무의 글로벌 역량 강화 행보에 발맞춰 그의 해외 학맥도 주목을 받고 있다. 정 상무는 영국의 명문대 중 한 곳인 노팅엄대학교를 졸업했다. 노팅엄대학교는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공립 종합대학으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교수로 활동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노팅엄 대학교 출신 경제인으로는 △전 롤스로이스 CEO이자 현재 세계적인 컨퍼런스 전문기업인 인포그룹의 회장을 맡고 있는 존 라이튼(John Rishton) △영국의 사모펀드 오픈 엑스 이노베이션의 창업주 호세인 카제 호세이니(Hosein Khajeh Hossein) △영국 최대 규모의 소매업체 팀슨 창업주인 존 팀슨(John Timpson)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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