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 · 학군 · 경관 모두 글로벌 TOP…외국인들 열광한 해운대 마린시티
치안 · 학군 · 경관 모두 글로벌 TOP…외국인들 열광한 해운대 마린시티

부산을 대표하는 부촌 ‘마린시티’가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주거지로 각광받고 있다. 바다를 끼고 있는 지리적 이점과 더불어 높은 치안 수준, 풍부한 생활 인프라, 해외 주요 도시에 비해 저렴한 집값 등 주거지로서의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덕분에 일 때문에 혼자 부산에 거주하다 외국의 가족들까지 데려오는 게 이제는 흔한 일이 됐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유입은 지역 경제에도 상당히 보탬이 된다는 점에서 마린시티의 사례를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중요한 참고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일 때문에 왔다가 완전히 정착” 외국인들의 ‘최애’ 동네로 떠오른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해안선을 따라 늘어선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와 5성급 특급호텔, 바다와 맞닿은 산책로는 한 편의 풍경화를 연상케 한다. 전 세계 어느 부촌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경관을 자랑하는 이곳은 최근 부산 지역을 대표하는 부촌(富村)를 넘어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글로벌 주거타운’으로 바뀌고 있다. 부산을 떠나는 내국인들의 빈자리를 외국인들이 서서히 채워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시에 따르면 해운대구 전체 인구는 최근 몇 년 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39만6000여명에서 2024년 37만6000여명으로 3년 만에 약 2만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주민은 오히려 기존 3500명에서 4100명으로 약 600명 늘었다. 새로 유입된 외국인 중 상당수는 거주지로 마린시티를 선택했다. 마린시티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두산위브더제니스 해운대(이하 제니스)’ 아파트 단지에선 외국인들을 주민으로 만나는 게 일상이 됐을 정도다. 


▲ 마린시티 일대를 산책 중인 외국인 거주민들. ⓒ르데스크

 

러시아 국적의 제니스 주민 안나 슈나이더 씨(39·여)는 “현재 부산항에서 물류 사업을 하고 있다”며 “마린시티는 부산항과 가깝고 마트·목욕탕·골프연습장·세탁소 등 상가 인프라도 매우 좋아 살기 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마린시티는 서울에 비해 생활비와 주거비가 합리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외국인이 한국에 정착해 살기에 가장 적합한 동네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국인 주민 최시은 씨(34·여)는 “마린시티에서 10년 넘게 거주하고 있는데 요즘 들어 부쩍 외국인 주민들이 많아진 것 같다”며 “한국인 주민들 사이에서 ”해운대는 외국인 반, 반려견 반’이라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 놀이터에서 우리 아이가 외국인 아이들과 영어로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것을 보면서 자녀 교육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 같아 꽤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금융사 직장인, 영사관 직원 등 외국인 고소득층…풍부한 교육인프라에 만족도 UP

 

르데스크 취재 결과, 마린시티에 정착한 외국인들의 직업은 다양하지만 금융 분야 종사자가 유독 많은 편이다. 대부분 부산 남구 문현동에 위치한 국제금융센터(BIFC)에 입점한 외국계 금융회사에 재직 중인 직장인들이다. BIFC에는 영국계 HSBC은행을 비롯해 유아이비손해보험중개, 미국 처브그룹 계열사 라이나원, 홍콩의 BMI 그룹 등 외국계 금융기업이 다수 입주해 있다. 이들 기업에 재직 중인 외국인들은 출·퇴근 거리와 생활 인프라 등을 고려해 마린시티를 거주지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처음에는 혼자 살다가 마린시티의 매력에 빠져 가족까지 전부 데려왔다는 이들도 상당수 존재했다.

 

▲ 마린시티 내 한 아파트 단지. ⓒ르데스크

 

라이나원에 재직 중인 미국 국적의 사무엘 탄 씨(39·남)는 “마린시티에서 BIFC까지 차량으로 20분 정도 밖에 되지 않은데다 창밖으로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여유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어 상당히 만족스럽다”며 “최근 외국계 금융회사들 사이에서 서울의 인구와 기반시설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점을 감안해 부산을 거점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는데 직원들의 거주 조건까지 고려사항에 포함된다면 가까운 시기에 부산이 한국의 금융허브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외국계 금융회사 직원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영사관에 근무하는 외국인 직원들도 마린시티에 하나 둘 모여들고 있다. 현재 부산에는 미국, 러시아, 일본 등 총 14개국의 영사관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영사관 직원 대니얼 밀러 씨(45·남)는 “가족과 함께 2022년부터 마린시티에서 생활 중이다”며 “이곳은 아이들을 키우며 생활하기에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밤에 가족과 해변을 거닐 수 있는 도시는 흔치 않고 아이들을 위한 교육 인프라도 세계 최고 수준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마린시티 인근에는 부산외국인학교(BFS), 부산국제외국인학교(ISB) 등 국제학교 두 곳이 자리하고 있다. 마린시티에서 두 학교까지의 차량 거리는 BFS 약 10분, ISB 약 17분 등이다. BFS는 존스홉킨스대, 코넬대, 토론토대 등 세계 각국 명문대 입학자를 다수 배출시킨 명문 국제학교로 유명하다. ISB는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전 과정을 운영하는 경남권 유일의 학교로 현재 약 30개국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IB 교육과정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세계 주요 대학들이 입학 자격으로 인정하는 국제 표준 교육 프로그램이다.

 

‘큰 손’ 외국인 거주자 유입에 지역 상권도 방긋, 부동산 시세도 방어 효과도 톡톡


▲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인근 점포. ⓒ르데스크

 

외국인의 유입은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 마린시티 인근 상가에 미국식 주점, 프랑스식 카페, 스페인식 레스토랑 등 이국적 분위기의 상점이 늘고 있다. 마린시티 인근에서 프랑스식 카페를 운영하는 이현우 씨(34·남·가명)는 “부산에 프랑스식 디저트를 찾는 외국인 손님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처음에는 소수의 외국인 관광객 손님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이곳에 거주하는 외국인 단골손님과 이국적 분위기를 찾는 한국인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해운대 바닷가 인근에서 미국식 주점을 운영하는 최성호 씨(36·남)는 “예전에는 손님 대부분이 관광객이었고 여름 성수기에만 장사가 잘됐는데 요즘엔 외국인 주민들 덕분에 시기와 관계 없이 꾸준히 장사가 잘된다”며 “주말에 영미권 주민들이 모여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맥주를 마시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 년 전부터 부산 인구가 줄어 걱정이 많은데 지금보다 외국인 거주자가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역 부동산들도 외국인 주민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부산 인구가 감소하고 있지만 마린시티의 경우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외국인 전세·매매 수요가 늘면서 가격 방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해운대구 우동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이수호 씨(51·남)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린시티 내 외국인 수요는 주로 오피스텔 월세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아파트 장기 거주 수요도 많다”며 “특히 마린시티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글로벌 기업에 재직 중인 고소득자이다 보니 일정 수준 이상의 시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부산 최대의 부촌인 마린시티의 입주민 다양화를 두고 단순한 현상을 넘어선 도시 발전 과정의 중요한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마린시티의 실거주 외국인 유입은 단순한 거주 패턴 변화가 아니라 부산이라는 도시가 글로벌화 되는 과정의 일부로 보인다”며 “입주민 구성의 다양화는 지역 상권과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장기적으로는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