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타려면 역에서 20분…직접 타보니 ‘접근성 · 안정성 · 시간’ 불편
한강버스 타려면 역에서 20분…직접 타보니 ‘접근성 · 안정성 · 시간’ 불편

지난 18일 첫 운항을 시작한 한강버스가 정식 운행에 들어갔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편과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선착장 주변의 미완성 공사, 현금 결제 불가, 지하철역과의 불편한 접근성 등이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한강버스는 도심 교통 혼잡 완화, 대중교통 대체 수단 마련, 한강이라는 자연자원을 활용한 시민 편의성 증진, 새로운 관광자원 확보와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됐다. 이러한 취지에 맞게 모든 선착장에는 따릉이 대여소가 설치됐으며, 마곡·잠실·압구정 선착장처럼 지하철역과 거리가 있는 곳에는 무료 셔틀버스도 도입됐다. 그러나 정작 셔틀버스 운행 구간이 제한적이고, 일부 선착장은 지하철과 연결이 미흡해 시민들의 실질적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한강버스는 총 선박 8척을 활용해 마곡–망원–여의도–옥수–압구정–뚝섬–잠실 7개 선착장 구간의 총 28.9㎞를 운항한다. 정식운항 초기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37분(도착지 기준)까지, 주중·주말에는 1시간~1시간 30분 간격으로 하루 14회 운항한다. 추석 연휴 이후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노선(15분 간격)을 포함해 평일 기준 왕복 30회로 증편 운항 예정이다.


▲ 한강버스 탑승을 위해 줄을 서 있는 이용객들의 모습. ⓒ르데스크

 

하지만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접근성 문제가 여전히 논란이다.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선착장은 마곡, 잠실, 압구정 총 3곳에 불과하다. 마곡 선착장은 가장 가까운 양천향교역에서 도보로 12분이 걸리고, 잠실 선착장은 잠실새내역에서 약 15분, 압구정 선착장은 압구정역에서 25분 이상 소요된다. 게다가 셔틀버스가 연결되는 지점이 가장 가까운 역이 아닌 경우도 많다.


마곡 선착장은 발산역에서 셔틀버스를 타야 하고, 압구정 선착장은 압구정역이 아닌 현대고등학교 인근에서만 탑승 가능하다. 잠실 선착장 역시 잠실새내역이 아니라 종합운동장역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역과 선착장 사이의 거리가 가장 먼 망원 선착장은 아예 셔틀버스가 운행되지 않아 이용객이 직접 이동해야 한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출퇴근 시간에 1분 1초가 중요한데, 이러한 불편 때문에 한강버스를 선택하지 않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한, 다른 대중교통과 달리 날씨가 좋지 않으면 운행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직장인 이선규 씨(29)는 “집을 구할 때 환승 없이 직장까지 갈 수 있는 곳을 우선으로 고려했다”며 “직장인들은 환승 없는 출퇴근에 대한 니즈가 높은데, 역과 선착장 사이 거리가 멀고 셔틀버스까지 타야 하는 상황이라면 굳이 힘든 출퇴근 시간에 한강버스를 이용하려고 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성민주 씨(34)도 “도입 초기에는 호기심에 한 번쯤 타보고 싶었는데, 정식 개통일에 비가 와서 운영되지 않았던 데다 강 위에서 멈췄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두 번은 타고 싶지 않게 됐다”며 “출퇴근 교통수단은 변수가 없는 안정성이 필수적인데, 한강버스는 그 점에서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일부 선착장의 경우 정식 운행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은 뚝섬 선착장의 모습. ⓒ르데스크

 

르데스크 취재 결과 일부 선착장은 정식 운영 이후에도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뚝섬 선착장에서는 대형 크레인을 동원한 공사가 선착장 옆에서 이어지고 있었고, 옥수 선착장 역시 일부 구역은 이용할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은 시민들 사이에서 “졸속행정의 전형”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길고 불규칙한 운행 시간도 문제로 지적된다. 마곡~잠실 7개 선착장을 모두 거치는 일반 노선은 2시간 이상 소요되고, 급행 노선도 마곡에서 잠실까지 82분이 걸린다. 여기에 선착장까지 이동시간을 더하면 출퇴근에 소요되는 전체 시간은 더욱 길어진다. 또한 선착장 접안 시간이 5분 이상 걸리는 점도 불편 요소다.


직장인 유예서 씨(35·여)는 “대중교통에서 2시간 이상을 타야 한다면 출퇴근 용으로는 이용하기 어렵다. 입석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출퇴근 시간에 만석이라도 된다면 대처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용객 박명희 씨(67·여)도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용도라면 좋지만, 출근하는 젊은 직장인에게 인기를 끌지는 의문이다. 다른 선착장에서 얼마나 탔는지 확인할 수 없어 한참 기다렸다가 탑승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강버스는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의미 있는 시도이지만, 접근성·운영 안정성·날씨 변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 시민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는 지적이 나온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