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잠실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동일 생활권에 속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송파구 오금동 일대가 주목받고 있다. 잠실과 불과 몇 정거장 거리에 위치해 생활 인프라를 공유하면서도 주택 가격은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노후 아파트와 빌라가 혼재된 주거지로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향후 주거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오금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 이전부터 정비사업 기대감이 꾸준히 제기돼 온 지역이다. 최근에는 일부 단지에서 이주가 완료되거나 추진위원회가 설립되는 등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잠실 대체 주거지’로서의 존재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10년 내 오금동 일대의 도시 경관이 크게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0년 뒤면 못 알아본다…오금동 일대 ‘정비사업’ 속도전
서울 송파구 오금동 일대는 향후 2~3년 내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앞으로 10년 뒤에는 현재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일부 단지는 이주를 마치고 철거를 앞두고 있으며 인근 단지들 역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어 지역 전체가 대대적인 주거 환경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오금동에서 가장 빠르게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개롱역 1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가락상아아파트다. 226세대 규모인 이 단지는 현재 입주민들의 이주가 완료된 상태로 철거를 앞두고 있다. 시공은 GS건설이 맡았으며 향후 ‘자이’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단지는 오금동 일대 정비사업의 신호탄 역할을 하며 주변 단지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가락상아아파트 바로 옆에 위치한 상아2차아파트 역시 리모델링을 앞두고 있다. 시공사는 삼성물산으로 ‘래미안’ 브랜드 적용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 중개사들에 따르면 늦어도 3년 이내에는 이주 공고가 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해당 두 단지와 인접해 있는 우창아파트 역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로 지난 2월 추진위원회가 설립됐다. 또한 오금역 인근의 오금현대2,3,4차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금동 전반이 정비사업 구역으로 재편되고 있는 모습이다.
잠실동, 신천동 등에서 시작된 매수 흐름이 가락동과 오금동 등 인접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오금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배경에는 송파구 내 가격 격차가 자리하고 있다. 동일한 송파 생활권에 속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대 두 배 가격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잠실과 동일 생활권으로 분류되는 오금동 재건축 예정 단지들은 아직 10억~15억 원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잠실 주요 아파트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오금동 재건축 예정 단지 중 하나인 한양아파트 전용면적 85㎡(약 25평) 매물은 지난 12일 16억5200만원에 거래됐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상아2차아파트 역시 유사 평형 매물이 지난 1월 16일 16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인근 우창아파트도 전용 76㎡(약 23평) 매물이 15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정비사업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잠실역 인근 리모델링·재건축 예정 단지들은 이보다 두 배가량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조합설립 인가를 진행 중인 장미2차아파트 전용 87㎡(약 27평) 매물은 지난 1월 23일 30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또한 잠실 초역세권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아파트는 전용 82㎡(약 25평) 매물이 지난 1월 21일 45억7000만 원에 거래되며 압도적인 시세를 보였다. 약 6402세대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당 단지는 삼성물산,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이 참여하는 대형 재건축 사업지로 상징성과 희소성이 가격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 1월 20일에는 새로운 잠실 대장 아파트로 평가받는 잠실 르엘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기도 했다. 고급 아파트 단지의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리모델링과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오금동 일대는 정비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와 함께 잠실 고급 단지의 낙수 효과로 인한 자산 가치 상승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성은 씨(51·여)는 “같은 송파구 생활권이지만 잠실은 가격이 너무 올라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선택지가 됐다”며 “그래도 오금동은 아직 대출을 활용하면 매입을 고려해볼 수 있는 가격대라 이곳에서 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도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사가 완료된 이후 잠실만큼 비싸지지는 않겠지만 생활 인프라와 주거 환경이 개선된다면 가격 격차도 어느 정도는 좁혀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금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토지허가거래제도의 시행 이후 재건축 단지에 대한 매수 문의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현금을 보유한 수요자들의 문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에는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더라도 잠실로 진입하려는 수요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재건축 기대 단지를 중심으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며 “재건축이 마무리된 이후 높은 가격에 매수하기보다는, 사업이 본격화되는 초기 단계에서 진입해 부담을 낮추려는 전략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앉아서 출근하는 3호선 기점, 강남·도심 잇는 사통팔달 요지…“독자적 주거지로 성장 가능”
오금동은 서울 지하철 3호선과 서울 지하철 5호선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교통 요지라는 점에서 이미 입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향후 재건축 사업이 완료돼 주거 환경까지 개선될 경우, 수요 저변은 한층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송파구 주민들뿐만 아니라 광화문, 신사동, 양재동 등 서울 주요 업무 지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까지 주거 선택지로 적극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3호선과 5호선을 활용하면 도심과 강남권으로의 접근성이 비교적 우수하다.
3호선을 이용해 강남권으로 출퇴근하고 있다는 박지원 씨(38·남)는 “오금역은 3호선 시작역이다 보니 출근 시간대에도 비교적 여유 있게 탑승할 수 있다”며 “양재역에서 하차하는데 대부분 앉아서 이동할 수 있어 출근길에 잠시 눈을 붙일 수 있고, 사람들 사이에 끼이지 않아 출퇴근의 질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바로 앞에 집이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런 점을 감안하면 이 지역은 강남 접근성과 주거 비용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선택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서울 지하철 3호선을 활용할 경우에는 대치동 학원가까지 30분 이내에 이동이 가능해 학부모 수요의 관심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치동은 전국적으로도 대표적인 사교육 밀집 지역으로 꼽히는 만큼 자녀 교육을 중시하는 학부모들에게는 중요한 입지 판단 요소다. 이미 일부 학부모들은 대치동까지 학원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남권 전세·매매 가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으면서도 대치동 학원가 접근성이 확보된 지역이라는 점은 역시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생활 인프라도 안정적으로 갖춰져 있다. 오금역 일대에는 송파우체국과 서울송파경찰서가 위치해 있으며, 개롱역 인근에는 서울특별시교육청송파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행정·치안·교육 인프라가 고르게 형성돼 있어 실거주 여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금공원, 성내천이 오금동을 가로질러 흐르는 만큼 자연 환경 조건도 뛰어나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향후 5~10년 동안 오금동이 잠실 대체 주거지에서 독자적 주거 선호 지역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현재는 잠실에 비해 오금동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보니 가격 메리트를 보고 유입되는 수요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향후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마무리되고 주거 환경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면 이 지역 자체의 경쟁력만으로도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원과 하천 등 자연환경이 가깝고 우체국·경찰서·도서관 같은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다는 점은 실거주 만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며 “이미 교통 접근성까지 확보된 만큼 장기적으로는 자족적인 주거지로 평가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수준과 까다로운 대출 규제, 분양가 책정 문제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사업 속도와 시장 분위기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며 “단기 시세 차익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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