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기부터 시작된 러닝 열풍이 여전히 식지 않는 가운데 단순한 운동을 넘어 놀이와 기록을 결합한 새로운 러닝 문화가 등장하고 있다. 달린 궤적이 지도 위에서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는 ‘GPS 런(GPS Run)’이 대표적이다. 러닝 앱을 통해 기록된 이동 경로가 그림처럼 남는 이 방식은 성취감과 재미를 동시에 제공하며 러닝 문화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일대에서는 러닝 앱 기록을 통해 귀여운 강아지 모양을 완성하는 이른바 ‘댕댕런’ 코스가 입소문을 타며 전국 러너들이 찾는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댕댕런은 멍멍이를 뜻하는 온라인 은어인 댕댕과 런을 합쳐 만들어진 신조어다. 단순히 거리를 채우는 달리기를 넘어 하나의 콘텐츠로 즐기는 러닝 문화가 확산되면서 경복궁 일대는 관광지에서 러너들의 새로운 ‘러닝 성지’로 부상하고 있다.
10km ‘댕댕런’ 인증샷 찍고 커피 한 잔…요즘 러닝 대세는 GPS런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일대에서는 러닝 앱 기록을 통해 강아지 모양을 완성할 수 있는 이른바 ‘댕댕런’ 코스는 경복궁을 중심으로 서촌과 삼청동 일대를 따라 달리면 완성되는 형태로 약 10km 정도를 달려야 강아지 모양이 완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르데스크 취재 결과 평일 오후 6시가 지나자 경복궁 일대에는 러닝을 위해 모여든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삼삼오오 모인 러너들은 출발 전 서로의 러닝 계획을 공유하거나 코스를 확인하며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일부는 스마트폰을 통해 러닝 앱 지도를 확인하며 강아지 모양의 경로를 다시 점검하기도 했다. 퇴근 이후 가볍게 달리기 위해 모인 직장인부터 러닝 동호회 회원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이 일대에서 러닝을 즐기고 있었다.
‘댕댕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경복궁역 일대의 SNS 해시태그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에는 관광이나 고궁 방문과 관련된 게시물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러닝과 관련된 게시물들이 함께 등장하고 있다. 러닝을 마친 뒤 지도 위에 완성된 강아지 모양을 인증하거나 러닝 코스를 소개하는 게시물들이 꾸준히 올라오면서 경복궁 일대는 러너들 사이에서 하나의 ‘러닝 성지’처럼 인식되고 있다.
이날 4명의 달리기 크루들과 함께 경복궁 일대 러닝을 즐기러 나온 박휘민 씨(35·남)는 “회사가 이 근처라 퇴근 이후 평소 러닝을 즐기는 동료들과 함께 달리러 나왔다”며 “요즘 러닝 앱으로 기록을 남기다 보니 단순히 거리만 채우는 것보다 재미있는 코스를 찾아 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경복궁 주변을 따라 달리면 지도 위에 강아지 모양이 완성되는 댕댕런 코스도 예전에 한 번 해봤다”며 “10km라 조금 길어서 힘들었지만 재밌어서 종종 한다”고 덧붙였다.
러닝이 바꾼 상권 지도…‘러닝숍·샤워실’ 등 특화 공간 속속 등장
SNS를 통해 확산된 댕댕런 열풍은 자연스럽게 경복궁역 일대 상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순히 러닝 코스를 공유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러닝 후 들르기 좋은 카페나 식당, 러닝 물품을 대여할 수 있는 매장, 러닝화나 러닝 조끼 등 필요한 장비를 구매할 수 있는 장소들이 함께 소개되고 있어서다. 실제 SNS 게시물에는 러닝 인증 사진과 함께 ‘러닝 후 들르기 좋은 카페’, ‘러닝 전 들르면 좋은 러닝숍’ 등의 정보가 함께 공유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댕댕런’을 검색하면 약 2만6000건이 넘는 게시물이 노출된다. ‘#경복궁런’ 역시 1000개 이상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으며 ‘#경복궁’ 해시태그는 137만개 이상의 게시물이 등록돼 있다. 게시물 내용을 살펴보면 댕댕런 인증 사진뿐 아니라 강아지 모양 러닝 코스를 설명하는 게시물, 러닝 이후 방문하기 좋은 식당이나 카페를 추천하는 콘텐츠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러닝 관련 해시태그인 ‘#광화문러닝’ 역시 1000개 이상의 게시물이 등록돼 있다. 러닝 전후로 방문하기 좋은 장소들이 SNS 게시물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면서 경복궁과 광화문 일대 상권에는 러너들을 겨냥한 공간들도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다. 러닝 모임의 집결지 역할을 하는 카페부터 러닝 장비를 구매하거나 체험할 수 있는 매장까지 등장하면서, 이 일대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새로운 러닝 문화 공간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경복궁 주변에는 러너들을 위한 공간들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다. 러닝 모임의 출발지로 자주 이용되는 카페가 생기고, 러닝 의류나 양말 같은 장비를 구매할 수 있는 매장도 러너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단순히 달리는 코스에 그치지 않고 러닝 전후로 머무를 수 있는 공간들이 형성되면서 경복궁 일대는 하나의 ‘러닝 커뮤니티’처럼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특히 서촌 일대에는 러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카페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 중 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카페 이름과 동일한 시그니처 메뉴를 판매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곳의 사장 역시 러닝을 즐기는 러너다. 주말 아침 경복궁 일대에서 러닝을 마친 뒤 함께 달린 사람들과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러너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러닝 후 들르기 좋은 카페’로 소개되고 있다.
러닝 장비를 구매하거나 체험할 수 있는 공간들도 늘고 있다. 서촌과 경복궁 인근에 위치한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매장에서는 러닝화를 직접 신어볼 수 있는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일부 장비를 대여해 주기도 한다. 러닝을 처음 시작하는 입문자들에게는 러닝화나 러닝 조끼 등 장비 구매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체험이나 대여 서비스를 통해 보다 가볍게 러닝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러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러닝 패션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기능적인 운동복을 넘어 디자인과 스타일을 고려한 ‘러닝 웨어’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촌 일대에는 러닝 조끼와 러닝 바지, 기능성 양말 등 다양한 러닝 용품을 판매하는 매장도 등장하고 있다. 러너들은 달리기에 필요한 장비를 구매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기 위해 이러한 매장을 찾고 있다.
러닝 초보자들을 위해 개인의 발 모양과 러닝 습관에 맞는 러닝화를 추천해 주는 매장도 있다. 발의 아치 형태나 보행 습관 등을 간단히 확인한 뒤 러닝화를 제안해 주는 방식으로, 처음 러닝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자신에게 맞는 신발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러닝화는 착용감에 따라 부상 위험이나 러닝 효율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이러한 맞춤 상담 서비스를 찾는 러너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날 남자친구와 함께 매장을 방문한 최수영 씨(33·여)는 “평소 남자친구 취미가 러닝이라 함께 해보고 싶어서 러닝화를 보러 왔다”며 “생각보다 예쁜 디자인의 신발과 러닝 의류도 많아서 고르는 재미가 있다. 처음 시작하는 만큼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추천받아 구매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러닝 인구가 늘어나면서 러닝 이후 이용할 수 있는 샤워 시설 등 러너 친화적인 공간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광화문역 역사 내부에는 러너들을 위한 편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직장인들이 출근 전 아침 러닝을 즐긴 뒤 간단히 몸을 정리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으로 출근 전 러닝을 즐기는 직장인이나 장거리 러닝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운동 이후 땀을 씻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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