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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싸움 속 새우’ UAE 오일 바겐세일 선언에 K-방산 주목받는 이유
‘고래 싸움 속 새우’ UAE 오일 바겐세일 선언에 K-방산 주목받는 이유

아랍에미리트(UAE)의 OPEC(석유수출기구) 탈퇴 선언을 계기로 국내 방산 기업들의 수혜 기대감이 부쩍 높아졌다. 향후 UAE가 독자적인 원유 증산을 통해 확보한 재원을 국방력 강화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란 전쟁 과정에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천궁-Ⅱ’이 요격 성능이 검증돼 현지의 추가 도입 요구가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에서 국내 방산기업의 수혜를 기정사실로 여기는 시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UAE의 막대한 오일 머니가 방산 투자로 이어질 경우 국내 방산 기업들, 그 중에서도 정밀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형 방산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UAE OPEC 탈퇴➞원유 독자 증산 추진➞국가 재원 확보➞방산업 투자 확대 기대

 

28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UAE 에너지 당국은 내달 1일부터 OPEC과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를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UAE의 이번 독자 노선 선택은 1967년 가입 이후 약 60년 만이다. UAE는 하루 평균 약 25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국가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등에 이어 원유 생산량 세계 3위에 올라 있다.

 

UAE의 이번 OPEC·OPEC+ 탈퇴 결정은 미국-이란 전쟁 과정에서 드러난 주변국과의 공조 약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UAE는 지난 2월 미국의 군사 작전을 용인했다는 이유로 이란의 보복 공격 대상이 됐다. 이후 반복적으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란의 공격으로 아부다비와 두바이의 정유 시설, 공항 등 주요 기반 시설이 파괴되고 약 6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당시 UAE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접 아랍 국가들이 동맹국 보호를 위해 충분한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 28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 당국은 내달 1일부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를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UAE 두바이 인근 제벨 알리 정유 시설. [사진=AP/연합뉴스]

 

수하일 알마즈루에이 UAE 에너지부 장관은 “전쟁으로 인한 시장 공급 부족이 오히려 탈퇴의 적기를 만들었다”며 “이번 결정은 사우디 등 주변국과의 사전 협의 없이 UAE의 장기 전략과 경제 비전에 근거해 내린 주권적 결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OPEC 탈퇴를 통해 기존 산유량 할당 의무에서 벗어나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며 자체적인 원유 증산 계획을 시사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UAE가 원유 증산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방위 산업에 투입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OPEC의 감산 규제에서 벗어나 단기간에 최대한 많은 오일머니를 벌어 이번 전쟁에서 노출된 안보 공백을 보완하는 데 투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UAE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실제로 UAE 정부는 수년 전부터 국방력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2019년 자국 내 25개 방산 기업을 통합해 국영 방산 그룹인 에지(EDGE)를 설립했으며 2021년에는 방위산업을 국가 7대 핵심 전략 분야로 선정했다. 그 결과, UAE는 중동 지역 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2위의 국방비 지출국이 됐다. 지난해 UAE의 국방비 지출액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0% 수준인 329억달러(한화 약 49조원)에 달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벌써부터 기대감에 가득찬 모습이다. UAE의 국방 예산 증가는 국내 방산기업에 상당한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서다. 증권가,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UAE 정부는 수년 전부터 한국의 방산 제품 구매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 2022년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천궁-Ⅱ 10개 포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까지 2개 포대가 실전 배치된 상태다. 

 

▲ 방산업계에서는 최근 미국-이란 전쟁을 거치며 한국과 UAE 간 방산 협력이 더욱 공고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3월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아 연기가 피어오르는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 현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천궁-Ⅱ의 미사일과 통합 체계는 LIG넥스원, 레이더는 한화시스템, 발사대와 차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이란의 공격을 받은 직후 UAE 정부는 우리 정부에 ‘천궁-Ⅱ’의 조기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분쟁 중 배치된 천궁-Ⅱ 2개 포대의 요격 성공률이 96%에 달한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한 영향이다. UAE 정부 측은 지난 3월 자국 C-17 수송기를 동원해 한국으로부터 천궁-Ⅱ 유도탄 30기를 추가 공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UAE 정부의 대규모 제품 구매가 현실화될 경우 대형 방산주뿐만 아니라 공급망을 담당하는 스몰캡(중소형주)의 우상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특히 대형 방산주는 주당 단가가 높고 시가총액 규모가 커 주가 탄력성이 제한적일 수 있는 반면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형주는 실적 성장에 따른 주가 상승 여력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덕분에 이미 상승 가능성을 높은 종목의 선별 움직임도 생겨나고 있다. 현재 가장 주목을 받는 기업으론 RFHIC와 코츠테크놀로지 등이 꼽히고 있다.

 

RFHIC는 천궁-Ⅱ 레이더에 들어가는 질화칼륨 전력증폭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28일 KB증권은 RFHIC가 향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올렸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RFHIC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7% 증가하며 컨센서스인 70억원을 웃돌았다”며 “1분기에 확보한 방산 부문 수주 물량이 앞으로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 역시 목표가를 기존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50% 상향하고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 천궁-Ⅱ 부품 생산 국내 기업 주가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iM증권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천궁-Ⅱ 등 주요 무기체계에 탑재되는 장비 공급에 힘입어 코츠테크놀로지의 매출 성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츠테크놀로지는 군사 장비에 컴퓨터 시스템을 탑재해 제어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방산용 임베디드 시스템 전문기업이다. 장호 iM증권 연구원은 “코츠테크놀로지는 천궁-Ⅱ에 대해 통합운용컴퓨터 외 4종 등을 납품하고 있다”며 “지난해 이미 UAE 천궁-Ⅱ 수출 관련 수주를 받은 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퍼스텍 ▲파이버프로 ▲한일단조 등도 UAE 국방 예산 확대의 수혜주로 지목되고 있다. 퍼스텍은 유도탄의 자세와 방향을 제어하는 구동장치를 생산해 LIG 넥스원에 공급 중이며 파이버프로는 미사일의 비행 안정성을 담당하는 관성 항법 장치에 사용되는 고정밀 광섬유 자이로스코프 센서를 생산하고 있다. 한일단조는 탄두 및 추진체 등 미사일의 뼈대를 이루는 주요 정밀 단조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UAE의 OPEC 탈퇴는 단순한 에너지 정책의 변화를 넘어 원유 증산을 통해 벌어드린 자금을 자국 안보를 강화하는 데 투입하겠다는 공개적인 선언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미국-이란 전쟁이 오랜 기간 유지돼 온 세계 질서를 변화시키는 변곡점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전에서 검증된 K-방산 제품에 대한 UAE의 신뢰가 확고한 만큼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 속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방산 기업들의 기업 가치 리레이팅(가치 재평가)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사 속 Q&A
Q1. UAE가 약 60년 만에 OPEC을 탈퇴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A. 최근 발생한 미국-이란 전쟁 과정에서 겪은 주변국과의 안보 공조 한계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UAE는 이란의 공격으로 주요 기반 시설이 파괴되고 인명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접 국가들의 보호 노력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Q2. 미국-이란 전쟁에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인 '천궁-Ⅱ'이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A. 실전에서 증명된 압도적인 요격 성능 때문이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전쟁 중 UAE에 배치된 천궁-Ⅱ 2개 포대는 96%에 달하는 요격 성공률을 기록했다. UAE 정부는 자국 수송기를 동원해 유도탄 30기를 긴급 추가 공수할 정도로 한국 무기체계에 대해 깊은 신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Q3. 천궁-Ⅱ의 공급망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국내 중소형 방산 기업들은?
A. 대표적으로 RFHIC(레이더용 질화칼륨 전력증폭기)와 코츠테크놀로지(임베디드 제어 시스템)가 꼽힌다. 이 외에도 퍼스텍(유도탄 구동장치), 파이버프로(관성항법장치용 센서), 한일단조(탄두 및 추진체 단조 부품) 등이 천궁-Ⅱ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 주요 수혜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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