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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비트코인 조상님은 집행검? 해가 지지 않는 리니지 제국
[영상] 비트코인 조상님은 집행검? 해가 지지 않는 리니지 제국
[사진=NCSOFT]

 

[1998년, 대한민국 새로운 ‘디지털 영토’]

여러분, 2000년대 초반 PC방 모습 기억나세요? 그 완전 두꺼운 브라운관 모니터에 마우스는 막 끈적끈적하고, 게다가 그때는 안에서 담배도 피울 때여서 담배 냄새랑 컵라면 냄새랑 막 섞여서 나고 그랬죠. 근데 그 시절 PC방 안에 딱 들어가면요. 어딜 봐도 꼭 이 게임이 켜져 있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PC방 안을 마우스 클릭 소리로 꽉 채웠던 게임. NC소프트의 리니지입니다. 단언컨대 우리 한국 사회에서 리니지는 그냥 단순한 게임이 아니에요. 인터넷 속 아이템이 현실의 돈이 될 수 있다는 ‘디지털 자산’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대중에게 각인시킨 주인공이기도 하고요. 현질 문화, 혈맹 문화 등 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자, 오늘 4인용 책상에서는요. 게임을 넘어 하나의 문화를 창조해낸 리니지 시리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숫자가 증명하는 제국: 단일 콘텐츠가 쓴 천문학적 기록]

지금이야 좀 고전 게임이라고 하지만 이 리니지가 한창때 얼마나 대단했냐면요. 1998년에 리니지가 세상에 처음 나왔는데 이 리니지 1편이 국내 단일 게임 최초로 누적 매출 1조원을 찍습니다. 이후에는 3조원도 훌쩍 넘기고요. 근데 당시 기준으로 영화, 음악, 출판 다 모아도 국내 단일 콘텐츠가 이 정도 규모의 매출을 낸 적은 없었어요. 그러니까 리니지가 단순히 게임 시장 안에서만 대박이 난 게 아니라 한국 콘텐츠 산업 전체를 두고 봐도 말이 안 되는 기록을 쓴 겁니다. 게다가 2017년에는 이때 스마트폰 시대잖아요. 거기에 맞게 ‘리니지M’이 등장합니다. 리니지M은 출시 직후 하루 최고 매출이 무려 130억원을 찍는데요. 와, 하루에 130억. 보통 회사가 1년 동안 벌까 말까 한 돈을 이 게임이 하루 만에 벌어들인 거죠. 지금까지 리니지 IP(지식재산권) 전체가 벌어들인 누적 매출은 15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야말로 막강한 ‘리니지 제국’을 건설한 겁니다.


[비트코인 이전의 가상 경제…‘현질’ 문화와 ‘집행검’의 전설]

여러분 현질이 뭔지 아시죠? 게임 속 아이템을 돈으로 사고 파는 거, 이 현질 문화의 시작이 바로 리니지였습니다. 밤새 이거 클릭해가지고 얻은 칼 한 자루, 갑옷 한 벌이 현실에서 몇 십만 원, 몇 백만 원짜리 물건으로 거래가 되는 거예요. 당시에 어른들 눈에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죠. “저게 뭔데 돈을 줘? 그냥 화면 안에 있는 그림 아니야? 실체도 없고.” 그니까 ‘비트코인’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훨씬 이전에 이미 대한민국엔 게임 아이템이라는 가상화폐가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전설이 하나 있죠? 여러분 이거 제가 왜 붙여놨게요? 이 리니지 아이템계의 상징에는 진명황의 ‘집행검’이 있습니다. 이게 리니지 유저들 사이에선 거의 로망이자 권력이었어요. 이 집행검을 만들려면 진짜 여러 혈이 붙어가지고 한 6개월에서 1년은 노력해야 만들어진다고 했거든요? 그 정도로 얻기 어려우니까 이 검의 가치는 진짜 부르는 게 값이었던 거죠. 이 아이템 한 개가 한때 3천만원에 팔리고요. 인챈트(강화)에 성공하면 가격이 억대로 올라간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아니 게임 아이템 하나가 당시 진짜 지방 아파트 한 채 값이니까. 당시에 이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걸 들으면 어땠겠어요. “미쳤다. 현실에 존재하지도 않는 거에 수천만 원을 쓴다고?” 엄청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사건은 가상공간의 디지털 데이터가 현실의 자산으로 인정받은 최초의 사건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는 막 아이템매니아, 아이템베이 같은 중개 사이트도 생겨나고요. 게임 머니만을 모으기 위한 이른바 ‘작업장’ 문화까지 생겨났습니다. 한국이 왜 디지털 강국인지 알 것 같기도 하고요


[“게임 아이템에 100억을?” 더욱 강력해진 ‘린저씨들’]

요즘 모바일 게임들을 보면요. 게임 다운은 공짜로 되는 대신에 게임 안에서 결제를 유도하는 구조가 많잖아요. 그 구조를 완성시킨 것도 역시 리니지 시리즈였습니다. 초창기 리니지는 월 2만9700원의 정액제로 돈을 벌었어요. 그러니까 한 달 결제해놓고 한 달 동안 게임 그냥 하는 거죠. 여기에 NC소프트는 결과가 무작위로 나오는 확률형 아이템, 이른바 뽑기 시스템을 가져오는데요. 그리고 모바일 전용인 리니지M을 출시하면서 이게 엄청난 역할을 합니다. 우리 지금 스마트폰은 지문인식, 얼굴인식 한 번이면 너무 쉽게 몇백만 원까지 결제가 가능하잖아요. 게다가 게임이 24시간 자동으로 돌아가는 자동사냥, 이런 기능도 있고. 이때부터 유저들이 눈이 돌아갑니다.


사람들이 자꾸 뽑기 좋은 거 뽑아서 캐릭터 능력치 바꿔주려고 현실의 자본을 막 갖다 쏟아붓는 거예요. 진짜 개인 유저 한 명이 수십억 대를 쓰는 엄청난 일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게 리니지 초창기 때의 10대, 20대들이 이제 시간이 지나가지고 재력이 있는 40, 50대가 된 거예요. 이제 막 거리낌 없이 수천, 수백만 원을 결제하는 그런 어른이 된 거죠. 그래서 이때 리니지와 아저씨를 합친 합성어, ‘린저씨’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혈맹과 현피, 가상 현실이 만들어낸 새로운 인간관계]

리니지의 파급력은 경제, 문화를 넘어서 사회 분위기까지 바꿔놓습니다. 리니지 안의 길드, 그러니까 그 게임 속 조직을 ‘혈맹’이라고 해요. 시작은 그냥 게임에서 만난 친구인데 사람들이 자꾸 과몰입을 엄청 하는 거예요. 막 게임 안에서 혈맹끼리 싸움이 나면 사람들이 실제 현실에서 만나가지고 막 주먹다짐을 하고 그래요. 이때 생긴 단어가 우리가 알고 있는 ‘현피’죠. 그리고 또 반대로 엄청 끈끈한 관계도 있었는데요. 감동적인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오랫동안 같이 게임을 즐기던 혈맹에서 한 분이 이제 세상을 떠나시게 된 거예요. 그러니까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혈맹원들이 만사를 제쳐두고 장례식장에 모여가지고 밤새도록 빈소를 지켰어요. 서로 막 “빛의기사 형님”, “암흑전사 동생” 이러면서 닉네임 부르고. 장례식장 입구에도 ‘OO서버 OO혈맹’ 막 이렇게 화환도 세워두고. 서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같이 게임을 즐겼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모인 거죠. 이런 식으로 가상세계에서 쌓은 관계가 진짜 현실의 정과 의리로 이어지는 그런 새로운 사회 분위기도 만들어지게 됩니다.


[게임 속 문화가 현실이 되는 ‘미래의 축소판’]

지금의 20·30 세대에게 어쩌면 리니지는 이렇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리니지? 그거 돈 많은 아저씨들이 하는 매운맛 게임 아니야?” 그리고 지금의 40·50, 당시 PC방에서 밤을 새웠던 세대에게는 리니지는 청춘의 밤을 지새우게 했던 애증의 이름일 겁니다. 그런데 사회·경제적으로 봤을 때 이 리니지는 굉장히 특이한 실험이었습니다. 요즘 우리가 말하는 ‘메타버스’, ‘디지털 자산’ 같은 개념이 이미 이 20년 전의 게임에서 돌아가고 있었던 겁니다. 어쩌면 리니지는 현실의 욕망을 디지털 세계로 옮겨놓은 미래 사회의 축소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수많은 비판과 부작용을 딛고 대한민국 게임 산업을 글로벌 반열로 올려놓은 리니지 시리즈. 게임을 넘어 하나의 시대가 된 이름입니다. 자 오늘 4인용 책상에서 준비한 내용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기사 속 Q&A
Q1. 리니지는 왜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평가되나요?
A. 리니지는 혈맹 문화, 현질 문화, 아이템 거래 문화를 함께 만들어낸 대표적인 온라인게임이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초반 PC방에서는 리니지가 흔히 켜져 있었고, 이용자들은 혈맹을 만들고 사냥, 거래, 전투를 함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게임 속 관계가 현실의 인간관계로 이어지고, 게임 아이템이 실제 돈으로 거래되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됐습니다.
Q2. 리니지는 한국 콘텐츠 산업에서 얼마나 성공한 게임인가요?
A. 리니지는 한국 콘텐츠 산업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장기 흥행 게임으로 평가됩니다. 1998년에 처음 나온 리니지 1편은 국내 단일 게임 최초로 누적 매출 1조 원을 넘겼고, 이후 3조 원도 넘어섰습니다. 리니지 IP 전체 누적 매출은 15조 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리니지M은 출시 직후 하루 최고 매출 130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Q3. 리니지가 현질과 디지털 자산 문화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요?
A. 리니지는 게임 아이템이 현실의 돈으로 거래될 수 있다는 인식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용자들이 얻은 칼, 갑옷, 희귀 아이템이 몇십만 원에서 몇백만 원에 거래되면서 ‘현질’ 문화가 확산됐습니다. 특히 '진명황의 집행검' 같은 상징적 아이템은 고가 거래로 주목받았고, 아이템매니아·아이템베이 같은 중개 사이트와 '작업장' 문화까지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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