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5선에 성공하면서 서울시의 주택 정책 기조도 큰 변화 없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민간 정비사업 중심의 주택 공급 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 한강변 재건축 등 이른바 ‘오세훈표 공급 정책’도 연속성을 확보하게 됐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서울 시내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4일 르데스크 취재에 따르면 한강벨트 일대를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 추진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매수 문의가 증가했다. 아직 선거 결과가 시장에 본격 반영되기 전인 만큼 거래량이 급증하거나 가격이 움직이는 단계는 아니지만 투자 심리만큼은 이전보다 한층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광진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오세훈 시장이 당선 확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시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광장동이나 자양동 등 일부 지역은 선거 이전부터 거래를 검토하던 수요자들이 있었던 곳인 만큼 재건축·재개발 투자에 관심을 보이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세훈 시장의 당선으로 정책 연속성이 확인된 만큼 당분간은 정비사업 추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늘어나긴 했다”며 “실제 거래 증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시장 분위기는 선거 전보다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도 “당장 거래량이 급증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정책 연속성이 확인된 만큼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점차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 매물을 찾는 문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강변 입지나 정비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지역은 원래도 수요가 꾸준한 곳인 만큼 정책 변화에 민감한 투자 수요가 먼저 움직이면서 시장 분위기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강벨트 인근 주민들 역시 오 시장의 당선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잠원동에 거주하는 박기형 씨(73·남)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의 재선을 기대했다”며 “특정 정책이 마음에 들어서라기보다 이미 추진 중인 재건축·재개발 정책들이 중단 없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건축이나 재개발 같은 사업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기 어렵다”며 “시장 교체로 정책 방향이 바뀌기보다는 기존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기대감의 배경에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오 후보는 개표 막판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역전에 성공하며 서울시장 선거 사상 최초의 5선 기록을 세웠다.
개표 초반에는 열세를 보였지만 자정을 넘기며 격차를 빠르게 좁혔고 새벽 들어 역전에 성공하면서 최종 승리를 확정 지었다. 지역별로는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를 비롯해 용산·동작·광진·영등포·강동 등 한강벨트 지역에서 우세를 보였다. 반면 노원·도봉·구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정원오 후보가 앞섰지만 강남권과 한강변 지역에서 큰 표 차를 확보하며 승기를 잡았다.
특히 오 후보가 강세를 보인 강남권과 한강벨트는 서울 시내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집중된 지역으로 꼽힌다. 이들 지역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에 민감한 데다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과 대규모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어 주택 정책 변화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 결과가 향후 정비사업 추진 속도와 부동산 시장 기대 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 시장은 그동안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민간 주도 정비사업 활성화에 힘을 실어왔다.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한강변 개발, 역세권 복합개발 등이 대표적인 정책으로 꼽힌다. 이번 당선으로 이들 사업 역시 중단 없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도 이번 선거 결과를 정책 연속성 확보 측면에서 해석하고 있다. 유정석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오세훈 시장의 재선으로 재건축·재개발을 중심으로 한 기존 서울시 정비사업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신속통합기획, 한강변 재건축, 모아타운 등 주요 공급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비사업은 정책 방향에 따라 사업 속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정책 연속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며 “특히 한강벨트 등 주요 정비사업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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