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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는 몰리고 주민은 망설인다…엇갈린 역삼2동 재개발 셈법
투자자는 몰리고 주민은 망설인다…엇갈린 역삼2동 재개발 셈법

서울 강남구 역삼2동이 다시 개발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 모아타운 대상지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이후 민간 재개발 추진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기 때문이다. 지역 공인중개업계에서는 사업 성패의 핵심 변수로 오랫동안 다가구주택을 보유하며 안정적인 월세 수익을 올려온 원주민들의 동의를 꼽고 있다. 재개발을 통해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과 당장의 임대수익 감소를 우려하는 원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향후 사업 추진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모아타운은 무산됐지만 재개발은 계속”…역삼2동 다시 살아난 개발 기대감

 

역삼2동 774번지 일대는 지난해 모아타운 공모 당시 주민 반대와 투기 우려 등으로 사업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 대상지 선정에서 제외됐다. 당시에는 정비사업 추진 동력이 크게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일부 주민들이 민간 재개발과 도심복합개발 등을 추진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면서 다시 개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

 

입지 경쟁력도 재조명되고 있다. 해당 지역은 서울지하철 2호선 역삼역과 수인분당선 한티역 사이에 위치한 더블 역세권으로 강남권에서도 희소성이 높은 주거지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향후 정비사업이 현실화될 경우 주거환경 개선과 자산가치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다시 높아지는 분위기다.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에는 재개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아직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초기 단계임에도 향후 사업 추진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빌라 거래도 이전보다 활발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추가적인 가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기대감이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실제 사업 추진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주민 동의율 확보가 최대 난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역삼2동 일대의 모습. ⓒ르데스크

  

역삼2동은 다가구주택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상당수 원주민들이 월세 임대수익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있다. 민간 재개발이 추진되더라도 실제 입주까지는 최소 10년 안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업이 본격화되면 장기간 임대수익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여기에 공사 기간 동안의 이주 부담과 향후 발생할 추가 분담금까지 감안해야 하는 만큼 재개발 참여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주민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선모 조아부동산중개소 대표는 “지난해 모아타운 추진이 무산된 이후 민간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지도 않았고 조합 설립 단계에도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추진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개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기대감만으로 투자하기보다 실제 사업 추진 상황과 권리관계를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상균 강남명가부동산중개소 대표는 “도곡공원역 신설과 연계한 LH 도심복합개발 사업과 관련해 현재 사업 의향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며 “역 신설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를 마냥 기다리기보다 민간 재개발을 또 다른 대안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아직 정비구역조차 지정되지 않은 초기 단계임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는 것은 향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추가적인 자산가치 상승 여력이 크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특히 인근 정비사업 성공 사례가 잇따르면서 역삼2동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실제 인근 재건축 단지의 가격 상승은 이러한 기대를 뒷받침하는 사례로 거론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개나리4차 아파트를 재건축해 2022년 입주한 강남센트럴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 5월 35억원에 거래됐다. 정비사업을 통해 노후 단지가 신축 아파트로 탈바꿈하면서 자산가치가 크게 상승한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성공 사례가 역삼2동 일대 재개발 기대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민간 재개발 기대감이 반영된 정비 구역으로 예상되는 입지의 빌라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사진은 역삼2동 일대의 모습. ⓒ르데스크

 

개발 기대감은 빌라 거래 가격에도 반영되는 모습이다. 민간 재개발이 거론되는 역삼2동의 한 빌라 전용면적 69㎡는 지난 5월 8억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직전 거래였던 2012년의 3억9900만원보다 4억600만원(약 102%) 오른 가격이다. 같은 빌라 전용면적 77㎡ 역시 지난 6월 7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2014년의 3억8000만원과 비교하면 3억3000만원(약 87%) 상승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아직 정비구역 지정 이전 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거래가격에는 실거주 수요뿐 아니라 재개발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투자 기대감이 실제 사업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사업성보다 주민 동의율이 향후 사업 추진 속도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재개발 이후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과 달리 오랫동안 다가구주택을 보유하며 월세 수익에 의존해온 원주민들에게는 개발에 따른 기회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재개발이 본격 추진되면 수년간 임대수익이 중단되는 데다 이주비 부담과 추가 분담금 부담까지 감수해야 한다. 반면 개발이 완료되면 주거환경 개선과 자산가치 상승이라는 장기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어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결국 추진위원회가 원주민들을 얼마나 설득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정석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 재개발은 결국 주민 동의 확보가 사업 추진의 출발점이자 가장 중요한 변수다”며 “특히 임대수익에 의존하는 토지등소유자의 경우 개발이익보다 당장의 현금흐름 감소를 더 크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성이 우수한 지역일수록 장기적인 자산가치 상승 가능성은 높지만, 그만큼 주민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과정도 중요하다”며 “사업 추진 주체가 주민들과 충분한 신뢰를 형성하고 개발 이후의 이익 구조를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기사 속 Q&A
Q1. 역삼2동 일대에서 모아타운 사업이 무산된 원인은?
A. 역삼2동 774번지 일대는 지난해 12월 서울시 모아타운 대상지 공모 당시 주민들의 반대 의견과 투기 우려 등으로 인해 사업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 대상지에서 미선정됐다.
Q2. 역삼2동 774번지 일대의 입지적 장점은?
A. 서울지하철 2호선 역삼역과 수인분당선 한티역 사이에 위치한 더블 역세권 입지이며, 강남권 내 신축 아파트 희소성이 높다.
Q3. 역삼2동 인근 정비사업 완료 단지의 시세 수준은?
A. 개나리4차 아파트를 재건축해 2022년 입주한 '강남센트럴아이파크' 전용면적 84㎡가 2026년 5월 기준 35억 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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