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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세대 들어오는데 도서관은 1곳…염창동 ‘인프라 부족’ 논란
1000세대 들어오는데 도서관은 1곳…염창동 ‘인프라 부족’ 논란

서울 강서구 염창동 주민들 사이에서 도서관과 공공체육시설, 공원 등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한 데다 일부 도로와 보행환경도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주택 공급부터 추진하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택 공급에 앞서 기존 주민들의 생활 불편을 해소하고 추가 인구를 감당할 수 있는 기반시설 확충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간 염창동은 교통과 교육 여건을 바탕으로 젊은 자녀를 둔 가구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혀왔다. 지하철 9호선 염창역을 이용하면 여의도와 강남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이동하기 편리하고 올림픽대로 진입로도 가까워 차량을 이용한 이동도 수월하다. 목동과 인접한 데다 동네 안에 초등학교 3곳과 중학교 2곳이 위치해 있어 자녀 교육을 목적으로 염창동을 찾는 수요도 적지 않다는 게 지역 공인중개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생활편의시설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민들에 따르면 염창동에는 도서관이나 공공체육시설, 공원 등 주민들이 여가시간을 보내거나 문화·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 일부 주민들은 관련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인접 지역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염창동에 위치한 구립도서관은 ‘꿈꾸는어린이도서관’ 1곳뿐이다. 이마저도 염창동 내 아파트 밀집지역과 떨어진 대로변에 위치해 있어 일부 주거지역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반면 인접한 가양동과 목동에는 각각 2곳 이상의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어 염창동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원 등 주민들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공간도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염창동 내 공원은 염창소공원과 백합공원 등이 있지만 주민들이 다양한 문화·체육활동을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근에 양화한강공원이 위치해 있지만 뚝섬·반포한강공원처럼 각종 여가·체육시설을 갖춘 한강공원과 비교하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다. 

 

반면 인접한 가양동에는 허준근린공원과 공암나루근린공원, 황금내근린공원 등 다수의 근린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주민들이 염창공원 부지에 공공주택만 들어서는 것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배경에도 기존 지역 내 녹지·휴식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 염창공원 부지는 정부의 ‘8·13 주택 공급대책’을 통해 약 1000세대 규모의 공공주택 공급 부지로 선정됐다. 사진은 인근 산에서 바라본 염창공원 부지 일대의 모습. ⓒ르데스크

 

도로와 보행환경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이날 염창동 일대를 둘러본 결과 일부 도로는 보도와 차도의 경계에 별도의 안전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일부 구간에서도 보도와 차도를 분리하는 안전펜스가 설치되지 않아 차량과 보행자가 가까운 거리에서 통행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현재도 생활 불편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구 유입부터 추진할 경우 기존 기반시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약 1000세대 규모의 공공주택이 추가되면 도서관이나 체육시설뿐 아니라 도로와 대중교통, 학교 등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각종 인프라에 대한 수요도 동시에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염창동에서 예정된 주택 공급은 이번 공공주택 사업에 그치지 않는다. 인근 한강우성1·2차 아파트의 재건축도 추진되고 있어 향후 지역 내 거주 인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강우성1·2차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기존보다 약 400세대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약 1000세대 규모의 공공주택까지 들어설 경우 중장기적으로 염창동에 약 1400세대의 추가 주거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시설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염창동은 동네 규모에 비해 초·중학교가 밀집해 있어 교육 여건이 지역의 장점으로 꼽혀왔지만 대규모 주택 공급 이후에는 오히려 기존 학교의 수용능력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현재도 학생 수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공공주택과 재건축을 통한 인구 유입이 동시에 이뤄질 경우 학교 과밀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년 넘게 염창동에 거주했다고 밝힌 한 주민은 “이 땅을 무조건 개발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며 “나대지로 남겨두기보다 동네에 부족한 시설을 함께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주민들이 이용할 만한 시설이 부족한데 1000세대가 추가되면 기존 주민이나 새로 들어올 주민 모두 불편할 수밖에 없다”며 “애초 대책을 발표할 때 주택 1000세대 공급 계획만 부각되다 보니 주민들의 반발이 커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주택에 재건축까지 1400세대 증가 예상…“주택 수만큼 생활 인프라도 늘려야”

 

▲ 염창공원 일대의 일부 구간은 보행 안전시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주민들의 개선 요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공공주택 공급이 예정된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 일대 도로의 모습. ⓒ르데스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대규모 주택 공급에 대한 주민들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급 규모에 걸맞은 생활 인프라 확충 계획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주택은 부족한 주택을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필요성이 있지만 기존 기반시설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거주 인구만 늘릴 경우 교통과 교육, 문화·체육시설 등에서 새로운 생활 불편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염창동의 경우 주민들이 이전부터 도서관과 공공체육시설, 공원 등 생활편의시설 부족과 일부 보행환경에 대한 불편을 호소해 온 만큼 이번 약 1000세대 규모의 신규 주택 공급을 지역 생활환경 전반을 개선하는 계기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도로와 교육시설, 녹지, 문화·체육시설 등 생활밀착형 사회기반시설을 함께 정비하는 종합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향후 한강우성1·2차 재건축까지 완료되면 지역의 주거환경 자체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개별 정비사업과 공공주택 사업을 따로 접근하기보다 장래 인구 증가 규모를 고려해 생활 인프라 수요를 함께 산정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개별 사업 단위에서는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크지 않아 보이더라도 여러 개발사업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특정 지역의 학교와 도로, 공원 등에 수요가 집중될 수 있어서다.

 

신규 주택 공급이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존 주민과 신규 입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생활SOC 확충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공공이 주도하는 주택 공급인 만큼 민간 개발사업보다 지역에 필요한 공공시설을 사업계획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규모 주택 공급이 이뤄지면 해당 지역의 거주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도로와 학교, 공원, 문화·체육시설 등 기반시설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기존 생활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지역에 대규모 주택을 공급할 경우 주택 공급 규모에 맞춰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계획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부지의 개발 필요성과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 요구를 양자택일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발 자체가 불가피하다면 사업 과정에서 기존 지역에 부족했던 시설을 함께 조성함으로써 공공주택 공급의 효과를 지역 전체의 주거환경 개선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해당 부지가 공공주택 개발 방식이 아니면 현실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렵다면 이를 무조건 반대하기보다 개발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주택 공급은 주택 수를 늘리는 것만큼 기존 주민과 신규 입주민의 주거환경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도 중요하다”며 “지역 주민들이 기존부터 필요성을 제기해 온 생활편의시설을 사업계획에 반영한다면 주민들의 수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 전체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 속 Q&A
Q1. 강서구 염창동 공공주택 공급 계획의 핵심 내용은?
A. 정부의 8·13 주택 공급대책에 따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염창공원 부지에 약 1000세대 규모의 신규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해당 부지는 이번 대책에서 서울 내 유일한 신규 공공택지로 지정됐다.
Q2. 염창동의 교통 및 교육 여건상의 특징은?
A. 지하철 9호선 염창역을 통한 여의도·강남 접근성이 우수하고 올림픽대로 진입이 쉬우며, 동네 내 초등학교 3곳, 중학교 2곳이 위치해 있어 자녀를 둔 가구의 주거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Q3. 이번 주택 공급으로 염창동에 추가되는 전체 주거 규모는?
A. 신규 공공주택 약 1000세대와 인근 한강우성1·2차 아파트 재건축에 따른 증가분 약 400세대를 합쳐 중장기적으로 총 1400세대 안팎의 주택/가구가 추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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