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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적게 돈은 많이” 어른 없는 사회가 낳은 청년세대 일자리 망상
“일 적게 돈은 많이” 어른 없는 사회가 낳은 청년세대 일자리 망상

최근 청년실업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학교 또는 가정에서의 교육 문제를 지목하는 주장이 등장해 주목된다. 청년실업의 핵심 이유인 ‘일자리 미스매치(기업-구직자 조건 불일치)’ 배경에 청년들의 부족한 현실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청년들 대다수가 적게 일하는 것과 우수한 처우를 동시에 기대하는 모순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그 이유가 학교와 가정 모두 교과 과목 지식 주입에 치우친 교육에만 몰두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이미 사회생활을 경험하고 있는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학교나 가정에서 ‘대가 없는 보상은 없다’는 사실만 제대로 알려줘도 청년실업 문제가 지금 보다는 나았을 것”이라고 공감했다.

 

돈과 휴식 전부 원하는 청년들, 대·중소기업 관계없이 ‘일자리 불만족’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7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4.2%에 머물렀다. 29개월 연속 하락세다. 동시에 청년층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1.3%p 상승한 6.8%을 기록했다. 2021년 1월(1.8%p)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구직 자체를 포기한 청년들도 늘고 있다. 7월 기준 청년(15~29살) 비경제활동인구 중 특별한 이유 없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이른바 ‘쉬었음’ 인구수는 36만7000명에 달했다. 또 구직 자체를 포기한 ‘구직단념자’ 청년도 9만명 수준을 기록했다.

 

청년실업 문제의 결정적 이유로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지목됐다. 총량적 일자리 부족이 아닌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쪽에 가까운 것이다. 청년실업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전체 고용 지표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7월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만8000명 늘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23만1000명이나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15~64세 고용률도 0.1%p 상승한 70.3%을 기록했다. 7월 기준 역대 최고 수치다.

 

▲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7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4.2%에 머물렀다. 29개월 연속 하락세다. 동시에 청년층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1.3%p 상승한 6.8%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학교 도서관. ⓒ르데스크

 

청년들은 되도록 많은 처우를 받으면서도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커리어개발 등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일자리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상반기 채용시장 특징과 시사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8.9%는 ‘높은 급여 수준’을 최우선 조건으로 꼽았다. 이어 ‘양질의 복지제도’(57.1%), ‘워라밸’(55.8%), ‘고용안정성’(42.5%), ‘커리어 개발’(29.1%) 등이 뒤를 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일자리가 청년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실적으로 처우와 업무 강도는 정비례 관계를 보일 수밖에 없는 탓이다. 대기업은 처우가 우수한 대신 업무 강도가 강하고 중소·중견 기업은 상대적으로 업무가 수월한 대신 처우가 열악한 것이다. 앞서 2023년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매년 신규 입사한 대기업 직원의 평균 16.1%가 1년 내 퇴사했다. 1년 내 퇴사한 신규 입사자 중 신입의 비중은 57.2%, 경력직은 42.8%였다. 또한 응답 기업의 75.6%는 신규 입사자의 조기 퇴사로 인한 손실 비용이 1인당 2000만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 역시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올해 초 발표한 ‘지방 중소기업 지원정책 관련 의견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소재지와 상관없이 경영 환경 격차를 가장 크게 느끼는 분야로 ‘인력 확보’를 언급했다. 수도권 기업의 69.7%, 비수도권 기업의 66.2%가 인력난을 호소했다. 지난해 10월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20대 구직자 2045명을 대상으로 취업 지원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에 지원한 응답자 가운데 81%는 중소기업에 지원하지 않았다.

 

“보상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현실 몰라…학교·집에서 현실 공부 좀 시켰으면”

 

▲ 청년들은 되도록 많은 처우를 받으면서도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커리어개발 등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일자리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직장인들의 모습. ⓒ르데스크

 

현재 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들 사이에선 경험이나 능력에 걸맞지 않는 대우, 낮은 강도의 업무와 높은 처우 등 현실과는 동 떨어진 모순된 사고 자체가 청년실업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견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 위치한 한 중소 제조업체 대표 K씨는 “요즘 신입 직원들 면접을 보면 일은 적게 하고 돈은 많이 받고 싶어 하는데 그럴 때마다 ‘철이 없어도 너무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며 “기업은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을 뽑아서 일까지 가르치고, 또 돈도 줘야 하는데 정작 당사자는 희생할 생각 없이 큰 보상만 바라니 면접을 보고 나면 허무한 감정이 들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S기업 인사담당자는 “요즘 지원자들을 보면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동시에 높은 처우도 원한다”며 “신입 직원은 사실상 백지 상태라 밤낮 없이 일을 배우고 경험을 쌓아야 하는 시기인데 이미 그들의 머릿속은 최소 10년 이상 경력 직원의 라이프가 그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 미스매치라는 말이 기업의 처우와 청년의 눈높이의 차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청년 개인의 인식과 사회 현실의 미스매치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일반 직장인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의 한 대기업 계열사에 재직 중인 강승원 씨(41·남·가명)는 “사실 진짜 사회생활은 취직 이후가 시작인데 요즘 신입들을 취업이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일을 배우고 경험을 쌓으면서 몸값을 키워나가겠다는 생각 보단 스펙에 상관없이 누구나 일단 취업만 하면 처우와 워라밸이 동시에 따라온다고 생각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고 귀띔했다. 서울의 한 중견 제약사에 재직 중인 이민정 씨(35·여·가명)는 “월급 불만, 워라밸 불만 토로가 유독 잦았던 신입 직원이 있었는데 얼마 전 퇴사했다”며 “월급과 워라밸 두 가지 전부 불만인 걸 보고 꽤 의아했는데 결국 퇴사까지 하는걸 보니 그 친구의 현실 감각 수준이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 현재 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들 사이에선 경험이나 능력에 걸맞지 않는 대우, 낮은 강도의 업무와 높은 처우 등 현실과는 동 떨어진 모순된 사고 자체가 청년실업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견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개최된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 현장. [사진=연합뉴스]

 

다수의 전문가들은 희생한 만큼의 보상, 또는 투자 대비 수익이라는 기본적인 현실 감각을 갖추지 못한 배경에 ‘현실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는 교과 과정에만 치우치고 가정에선 무조건 옳다는 말로만 자녀를 위로하다 보니 결국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미성숙한 ‘나이든 어린이’로 자랐다는 지적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단계에서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역량과 기업이 요구하는 수준, 기대하는 보상 사이의 간극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교육은 부족한 편이다”며 “청년 개인에게만 책임을 돌리기보다 학교의 진로교육과 가정의 경제교육, 기업의 직무정보 제공을 함께 개선해야 일자리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 속 Q&A
Q1. 최근 청년 취업 시장의 상황은 어떠한가?
A.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7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4.2%에 머물렀다. 29개월 연속 하락세다. 동시에 청년층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1.3%p 상승한 6.8%을 기록했다. 2021년 1월(1.8%p)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구직 자체를 포기한 청년들도 늘고 있다. 7월 기준 청년(15~29살) 비경제활동인구 중 특별한 이유 없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이른바 ‘쉬었음’ 인구수는 36만7000명에 달했다. 또 구직 자체를 포기한 ‘구직단념자’ 청년도 9만명 수준을 기록했다.
Q2. 청년 실업의 주된 이유와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장의 모습은?
A. 청년실업 문제의 결정적 이유로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지목됐다. 총량적 일자리 부족이 아닌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쪽에 가까운 것이다. 또한 청년들은 되도록 많은 처우를 받으면서도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커리어개발 등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일자리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상반기 채용시장 특징과 시사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8.9%는 ‘높은 급여 수준’을 최우선 조건으로 꼽았다. 이어 ‘양질의 복지제도’(57.1%), ‘워라밸’(55.8%), ‘고용안정성’(42.5%), ‘커리어 개발’(29.1%) 등이 뒤를 이었다.
Q3.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형태에 대한 직장인들의 반응은?
A. 현재 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들 사이에선 경험이나 능력에 걸맞지 않는 대우, 낮은 강도의 업무와 높은 처우 등 현실과는 동 떨어진 모순된 사고 자체가 청년실업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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