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일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앞두고 각종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유료 관람권과 불꽃 관람 상품을 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되파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야구 경기나 콘서트 입장권에 웃돈을 붙여 재판매하는 암표 거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지만 불꽃축제는 현행 암표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어 사실상 제재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공연이나 스포츠뿐 아니라 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포괄해 티켓 재판매 가격을 제한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유료 관람 문화 확산에 맞춰 암표 규제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르데스크가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을 살펴본 결과 불꽃축제를 관람할 수 있는 각종 좌석과 상품을 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오는 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공식 판매처에서 판매하는 유료 관람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중고거래 시장에서는 웃돈까지 붙고 있다. 중고나라에 ‘여의도 불꽃축제’를 검색하면 약 108개의 관련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다. 일부는 웃돈을 주고서라도 좌석을 구매하겠다는 내용이었지만 상당수는 이미 확보한 불꽃축제 관람권이나 관련 상품을 다시 판매한다는 글이었다.
주최 측인 한화가 판매한 올해 노들섬 공식 유료 관람석은 구역에 따라 1인 11만~22만원이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2연석을 50만원에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등장했다. 정가가 1인 22만원인 좌석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2인 정가 44만원보다 6만원의 웃돈이 붙은 셈이다. 이 밖에도 불꽃축제를 관람할 수 있는 상품 2장을 70만원에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확인됐으며 일부 판매자는 관련 상품을 110만원에 내놓기도 했다. 축제가 가까워지면서 정식 판매처에서 좌석을 구하지 못한 관람객을 겨냥한 고가 재판매가 중고거래 시장에서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불꽃축제 관람 상품에 웃돈을 붙여 되팔더라도 현행 암표 규제만으로는 제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콘서트나 프로야구 경기 입장권의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고가 재판매 행위를 각각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규제할 수 있지만 불꽃축제는 두 법률의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공연법상 ‘공연’은 음악·무용·연극·뮤지컬·연예·국악·곡예 등 예술적 관람물을 실연을 통해 공중에게 관람하도록 하는 행위로 규정돼 있다. 국민체육진흥법 역시 운동경기의 입장권·관람권 등을 암표 규제 대상으로 두고 있다. 반면 불꽃축제는 현행법상 공연이나 운동경기에 해당하지 않아 이들 법률에 따른 암표 규제를 적용하기 어렵다.
결국 같은 방식으로 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관람권을 재판매하더라도 콘서트나 프로야구 입장권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는 반면 불꽃축제 관람권은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는 셈이다. 최근 불꽃축제에서도 별도의 유료 좌석과 관람 상품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행사 유형에 따라 암표 규제 여부가 달라지는 현행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해외에서는 공연이나 스포츠라는 특정 분야에 국한하기보다 다양한 형태의 행사를 기준으로 티켓 재판매를 규제하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는 스포츠·엔터테인먼트 행사 티켓에 재판매 제한 조건이 있는 경우 최초 구매가격보다 10%를 초과한 가격으로 재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재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비용 역시 최초 구매가격의 10%를 넘을 수 없다. 판매자가 재판매 티켓을 광고할 때는 최초 판매가격과 좌석 정보 등도 함께 공개해야 한다.
호주 빅토리아주 역시 정부가 지정한 주요 행사(Major Event)를 대상으로 암표 거래를 규제한다. 주요 행사로 지정되면 해당 행사 티켓을 구매가격보다 10%를 초과한 가격으로 재판매할 수 없다. 특히 규제 대상을 스포츠에만 한정하지 않아 콘서트와 페스티벌 등 문화·엔터테인먼트 행사도 주요 행사로 지정될 수 있다.
아일랜드는 문화·엔터테인먼트·레크리에이션·스포츠 등을 포괄하는 별도의 티켓 재판매 규제를 마련했다. 정부가 지정한 행사 또는 지정된 장소에서 열리는 행사의 티켓은 최초 판매가격을 초과해 재판매하거나 이를 광고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공연과 스포츠 등 개별 분야를 중심으로 규제하는 국내와 달리 다양한 유료 행사를 포괄할 수 있도록 규제 범위를 설정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축제를 즐기는 방식이 무료 관람에서 별도의 좌석이나 식음료, 부대 서비스를 결합한 유료 상품을 구매하는 형태로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공연과 스포츠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현행 암표 규제 역시 변화한 관람 문화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동일하게 관람권에 웃돈을 붙여 재판매하더라도 행사의 법적 성격에 따라 규제 여부가 달라지는 만큼 새로운 형태의 유료 행사까지 포괄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규제 범위를 단순히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인 간 정상적인 양도와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 전문적인 암표 거래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원래 판매되는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관람권을 되파는 행위가 반복되면 실제 관람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정상적인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기회가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게 될 수 있다”며 “특히 수요가 몰리는 인기 행사일수록 재판매를 목적으로 상품을 선점하는 행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일정한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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