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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 저커버그 “전기부족” 경고에 한 · 미 전력 강자들 몸값 꿈틀
머스크 · 저커버그 “전기부족” 경고에 한 · 미 전력 강자들 몸값 꿈틀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한·미 증시에서 전력 관련 종목이 주목을 받고 있다. AI 주도권 경쟁의 무게중심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서 데이터센터의 안정적 가동을 위한 ‘전력 확보’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 글로벌 빅테크 거물들이 AI 인프라 확충의 최대 걸림돌로 전력난을 꼽으면서 전력기기 업황의 장기 호조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내년부터 전력 부족” AI 거물들이 동시에 경고한 전기부족…한·미 ‘AI 전력株’ 주목

 

1일(현지시간)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기술 관련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이를 뒷받침할 전력 공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저커버그 CEO는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 확보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한발 더 나아가 AI 산업 발전 과정에서 ‘전력 부족’ 자체가 새로운 병목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AI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만큼 발전 설비와 전력망 구축이 뒤따르지 못할 경우 AI 인프라 확장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확보 문제는 이미 세계 각국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중서부와 중부 대서양, 남부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등 대형 전력 수요처가 요청한 전력 규모가 700기가와트(GW)를 넘어섰다. 미국 전체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 추정치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특히 미국의 주요 데이터센터 거점인 텍사스에서는 대형 수요처의 전력망 접속 요청량이 2023년 약 48GW에서 최근 474GW 이상으로 3년 만에 약 10배 급증했다. 그러나 발전·송전 인프라 확충 속도는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기관인 PJM이 지난 7월 2028~2029년 전력 수요에 대비해 공급 용량을 확보하는 절차를 진행한 결과, 필요 용량보다 약 6.8GW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한미 증시에서 전력 관련주가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AI발(發) 전력 수요 증가가 현실화되면서 증권가에선 전력 생산 및 인프라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안정적인 송·배전에 필요한 변압기와 차단기, 배전반 등을 생산하는 전력기기 업체들이 직접적인 수혜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 내 노후 전력망의 교체 주기가 도래한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확충까지 맞물리면서 전력기기 확보가 시급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전력기기 수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고 있다. 올해 상반기 초고압 변압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7억152만달러(한화 약 1조원)를 기록했다. 상반기 수출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는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이 꼽혔다. 증권가에서 이른바 ‘전력기기 빅3’로 불리는 이들 기업은 미국 현지 생산시설을 운영하거나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기기 등을 북미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이 중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지역의 초고압 변압기와 리액터 수요 증가의 수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기업은 765kV 전력변압기를 비롯해 북미 데이터센터용 배전변압기와 발전기 수요 확대에 힘입어 지난 7월 올해 수주 목표를 기존 42억2200만달러에서 51억8500만달러로 22.8% 상향 조정했다. 증권가의 목표주가는 100만원을 웃돌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IBK투자증권은 HD현대일렉트릭의 목표주가를 각각 120만원으로 제시하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효성중공업 역시 초고압 변압기,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차단기,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송전망 전반에 걸쳐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덕에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의 수혜 기업으로 지목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데이터센터 접속설비와 내부 배전 패키지, 배전반, 차단기 등 데이터센터와 직접 연결되는 배전 분야에 필요한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이 밖에도 특수변압기를 앞세워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하는 산일전기와 일진전기, 대한전선 등 중·소형 전력기기 업체들도 증권가의 조명을 받고 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 건설 가속화와 미국 전력망의 노후화가 맞물리면서 전력기기 업황의 호조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 내 상당수 변압기와 송전선로가 설치 후 30~40년을 넘어선 가운데 신규 데이터센터 증설까지 더해지며 기존 전력망 교체와 신규 투자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초고압 변압기 생산 라인 구축은 단순한 제품 라인업 확대를 넘어서 기존 제품과의 연계를 통한 수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며 “프로젝트당 수주 규모 역시 확대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 한·미 증시 주요 AI 전력주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미국 증시 역시 AI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변압기와 배전기기 등 전력기기 제조사에 집중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발전과 송전망, 전력 관리, 친환경 에너지를 아우르는 인프라 생태계 전반에 걸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법안(IRA 등) 이행에 더해 독점적 지위를 가진 현지 전력 자산 보유 기업들의 수혜가 한발 먼저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수혜 종목으로는 전력 설비·가스터빈 제조사인 GE버노바(GEV)를 비롯해 전력 관리 솔루션 기업 이튼(ETN), 원자력 발전사인 콘스텔레이션에너지(CEG), 민간 발전사인 비스트라(VST), 송배전망 시공 기업인 콴타서비스(PWR) 등이 꼽히고 있다.

 

‘GE버노바’는 가스터빈과 발전기, 변압기 등 발전·전력망 핵심 설비를 모두 생산하는 기업이다.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발전 설비 및 전력기기 수요 증가의 수혜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달 말 LS일렉트릭과 손잡고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한국 기업과의 협업도 강화하는 상황이다. ‘이튼’은 배전설비와 차단기, 스위치기어 등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 공급·관리에 특화된 장비를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BMO캐피털은 지난 7월 GE버노바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함께 목표주가 1250달러를 제시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지난달 이튼의 목표주가를 기존 500달러에서 520달러로 상향 조정하고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전기를 직접 생산하는 발전사업자 중에서는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비스트라’ 등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최대 원자력발전 사업자 중 하나인 콘스텔레이션에너지는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 데이터센터 확대의 수혜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비스트라 역시 원자력과 천연가스 등 대규모 발전자산을 운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비스트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212달러에서 227달러로 상향하고 투자의견 ‘비중확대(Overweight)’를 유지했다. 송전망 분야에서는 ‘콴타서비스’가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송전선과 변전소 등 전력 인프라의 설계·건설·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콴타서비스에 대해 트루이스트증권은 지난달 목표주가를 기존 940달러에서 976달러로 높이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AI 산업의 성장은 단순히 반도체 수요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 위한 발전설비와 송·배전망, 변압기 등 전력 인프라 전반의 투자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미국은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어 관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내·외 전력기업에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전력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올해 초부터 상승한 만큼 AI라는 기대감만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실제 북미 수주 규모와 수주잔고, 생산능력 확대 여부, 향후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사 속 Q&A
Q1.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전력 관련 기업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A.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을 지속적으로 소비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증설이 발전설비와 송·배전망, 변압기 등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중서부와 중부 대서양, 남부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등 대형 전력 수요처가 요청한 전력 규모는 최근 700기가와트(GW)를 넘어섰다. 현재 미국 전체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 추정치보다 10배 이상 많은 규모다.
Q2. 국내 증시에서 AI발 전력 수요 증가의 수혜주로 거론되는 곳은?
A. 대표적으로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이른바 ‘전력기기 빅3’가 꼽힌다. 이들 기업은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배전반 등 전력망 구축에 필요한 핵심 장비를 생산하고 북미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수요 확대에 힘입어 올해 수주 목표를 42억2200만달러에서 51억8500만달러로 22.8% 상향했으며 효성중공업은 초고압 변압기와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초고압직류송전(HVDC) 부문에서 주목받고 있다. LS일렉트릭은 데이터센터 내부 배전설비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Q3.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주목받고 있는 AI 전력 관련주는?
A. 발전·전력망 설비 분야에서는 GE버노바,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관리 분야에서는 이튼이 대표적이다. 또한 전기를 직접 생산하는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비스트라도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주로 꼽힌다. 송전선과 변전소 등의 설계·건설·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콴타서비스 역시 전력망 투자 확대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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