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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31만원 SD카드, 일본선 17만원”…엔저가 연 ‘日 직구 열풍’
“한국서 31만원 SD카드, 일본선 17만원”…엔저가 연 ‘日 직구 열풍’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일본 아마존 등 현지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피규어·게임·수집형 카드 등 일본 콘텐츠 상품부터 전자제품과 저장장치까지 가격 비교 대상도 빠르게 넓어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일본 아마존의 한국 무료배송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직구 진입 장벽도 낮아졌다. 엔저 효과가 여행 수요를 넘어 국내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상품 구매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일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57.45원을 기록했다. 4일 기준 860원대로 반등했지만 최근 한 달간 이어진 엔화 약세 흐름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일본 현지 상품가격이 동일하더라도 엔화 가치가 낮아지면 원화 환산가격은 떨어지는 만큼 국내 소비자는 같은 상품을 이전보다 적은 원화로 구매할 수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엔저를 일본 여행뿐 아니라 현지 온라인몰을 통한 직접구매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본 직구와 관련한 정보 공유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일본 아마존 한국 무료배송 관련 게시물은 4일 기준 조회 수 9만2000회를 넘어섰고 추천 수도 70개를 웃돌았다. 디시인사이드 게임·피규어 관련 갤러리에서도 9000엔 이상 구매 시 적용되는 무료배송 조건과 구매 방법 등이 공유됐다. 이용자들은 배송 가능 상품을 구분하는 방법부터 결제와 통관 절차까지 댓글을 통해 관련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대표적인 직구 플랫폼인 ‘일본 아마존’은 한국 배송지를 등록한 뒤 상품별 직배송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한글 표시를 이용하면 상품명과 가격·배송 조건도 살펴볼 수 있다. 해외직구 경험이 없는 소비자도 배송대행지를 거치지 않고 주문할 수 있다. 장바구니와 결제 화면에서 상품가격과 예상 배송비를 확인할 수 있어 국내 쇼핑몰 플랫폼과 같은 단계로 상품을 구매 할 수 있다.


▲ 국내 피규어 오프라인 매장에서 2만7000원에 판매 중인 한 피규어 사진(왼쪽). 같은 제품의 일본 아마존 화면 표시 가격은 원화 환산 기준 1만3859원으로 국내 매장보다 1만3141원 낮았다. [사진= 일본 아마존 갈무리]
▲ 국내 피규어 오프라인 매장에서 2만7000원에 판매 중인 한 피규어 사진(왼쪽). 같은 제품의 일본 아마존 화면 표시 가격은 원화 환산 기준 1만3859원으로 국내 매장보다 1만3141원 낮았다. [사진= 일본 아마존 갈무리]

 

일본 직구의 가격 차이는 피규어와 카드·게임 등 일본 콘텐츠 상품에서 두드러졌다.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한정판과 품절 상품도 일본에서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가격에 거래되며 여기에 엔화 약세가 더해져 원화 환산 구매비용이 낮아지고 있다. 서울 국제전자센터의 피규어 판매점의 상인은 “구체적인 매입가는 밝히기 어렵다”며 “일본 환율이 떨어져 제품을 들여올 때 이전보다 확연히 이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집형 카드에서도 국내외 가격 차이가 확인됐다.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켓몬 카드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 14만원에 판매되는 한 박스제품은 일본 구매가격은 11만3785원으로 국내보다 2만6215원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한정판이나 국내 품절 상품은 국내 판매가격이 일본 현지 가격의 3배에 이르기도 했다. 국가별 유통 물량과 희소성·판매 조건이 가격 격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피규어는 일본 판매가격이 국내보다 1만원~2만원정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품절됐거나 유통량이 적은 제품일수록 가격 격차가 커졌다. 실제 직구를 통해 피규어를 구매한 유윤철 씨(21·남)는 “일본 온라인몰에서 직접 구매하면 국내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아 최종 구매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며 “다만 상품의 크기와 무게에 따라 배송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타이틀도 일본 현지 유통 물량과 할인 행사에 따라 국내보다 저렴하게 판매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출시 후 일정 기간이 지난 게임은 10%~20%정도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하다. 또한 닌텐도, 플레이스토어 카드 등 디지털 콘텐츠 기프트 카드는 실물 배송비와 통관 절차가 없어 엔저에 따른 가격 차이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었다. 확인 결과 5만원의 구매코드는 일본 판매처에서 약 4만20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배송비와 기다림 없이 코드를 곧바로 받을 수 있어 많은 이용자들이 직구를 통해 기프트 카드를 구매하는 양상이다. 


▲ 한국·일본 주요 상품 온라인 판매가격 비교.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 한국·일본 주요 상품 온라인 판매가격 비교.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전자제품에서도 국내외 판매가격 차이가 나타났다. 국내에서 약 38만원에 판매되는 소니 무선 헤드폰 ‘WH-1000XM5’는 일본 구매가격은 33만3654원이었다. 일본 가격이 국내보다 4만6346원 낮아 약 12.2%의 차이를 보였다. 무료배송 대상 상품이면 국제배송료 없이 해당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저장장치에서는 가격 격차가 더 컸다. 삼성전자 512GB 마이크로SD카드는 국내 판매가격이 31만2000원으로 조사됐으며 일본 구매가격은 17만934원이었다. 두 가격의 차이는 14만1066원으로 일본 가격이 국내보다 약 45.2% 낮았다. 지난달 24일에는 일본 가격이 16만원대까지 내려간 이력도 있었다. 직구 소비자들은 온라인 판매가격은 할인 행사와 판매자에 따라 달라져 구매 시점에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헤드폰과 고용량 저장장치 등 가격이 높은 전자제품을 구매할 때는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최종 비용을 비교해야 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일본 등 미국 이외 국가에서 구매한 자가사용 물품은 물품가격이 미화 150달러 이하일 때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한도를 넘으면 초과분이 아닌 총과세가격 전체에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관세청 해외직구 예상세액 조회를 통해 비교 후 구매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본 아마존은 한글 서비스를 지원해 국내 소비자도 비교적 쉽게 이용할 수 있다”며 “가급적 신뢰할 수 있는 대형 온라인몰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직구가 늘어나면 국내 생산자와 산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할 수 있지만 해외 사이트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배송받는 방식은 거스르기 어려운 소비 경향이 됐다”며 “국내 산업계도 상품 개발과 홍보를 강화해 해외 소비자의 역직구를 늘릴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사 속 Q&A
Q1. 엔화 약세(엔저) 지속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일본 현지 온라인몰(일본 아마존 등)을 통한 해외직구에 주목하게 된 배경과 주요 소비 품목은?
A. 엔화 가치 하락으로 현지 상품 가격이 동일해도 원화 환산 가격이 낮아져 국내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무료배송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피규어, 게임, 수집형 카드 등 일본 콘텐츠 상품부터 헤드폰, 저장장치 등 전자제품 전반으로 비교 구매 대상이 확대됐다.
Q2. 관세청이 규정한 일본 해외직구 시 면세 한도 기준과 기준 금액 초과 시 세금 부과 방식의 주의점은?
A. 일본 등 미국 외 국가에서 구매한 자가사용 물품은 물품가격이 미화 150달러 이하일 때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다만 이 한도를 넘기면 150달러를 넘은 초과분이 아니라 총과세가격 전체에 세금이 부과되므로 사전에 예상 세액 조회를 통해 최종 비용을 비교해야 한다.
Q3. 게임 타이틀과 디지털 콘텐츠 기프트 카드(닌텐도, 플레이스토어 등) 직구 시 얻을 수 있는 가격 혜택과 편의성은?
A. 출시 후 일정 기간 지난 게임은 현지 물량과 할인으로 국내보다 10%~20% 저렴하다. 실물 배송비와 통관 절차가 없는 디지털 기프트 카드는 엔저가 즉시 반영돼 5만원권 구매코드를 일본 판매처에서 약 4만2000원에 사서 대기 없이 즉시 수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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