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우면동 일대에서 공공주택을 비롯한 각종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주민 생활과 직결된 교육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우면동에는 고등학교가 한 곳도 없어 일부 학생들이 인근 지역 학교로 통학하고 있다. 여기에 옛 한국교육개발원 부지를 활용한 약 700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을 비롯해 추가 주택 공급까지 추진되면서 늘어날 주거 인구에 맞춰 학교 등 교육 인프라를 함께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면동은 서울 강남권에서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우면산과 양재시민의숲, 문화예술공원 등 녹지 공간이 주변에 풍부하고 양재천도 가깝다. 과거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조성한 서울우면2국민임대주택단지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녹지 공간이 맞닿아 있는 것도 특징이다. 강남·양재 업무지구와 가까운 직주근접 입지도 장점이다. 인근에 이마트와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가 있어 장보기 등 생활 편의성도 갖췄다. 유흥시설 등이 상대적으로 적고 주거지역이 조용해 어린 자녀를 둔 가구가 거주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교육과 교통 등 생활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게 주민들의 평가다. 서울 우면동 우체국 인근에 있는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제외하면 동네에 대규모 상권이 형성돼 있지 않고 우면동 내 지하철역도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특히 자녀가 상급학교에 진학할수록 통학 불편이 커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면동에는 우면초등학교와 우솔초등학교, 영동중학교 등 초·중학교가 있지만 고등학교는 없다. 초등학생은 거주지별 통학구역에 따라 학교에 진학하고 중학생은 학교군과 배정 방식에 따라 우면동 또는 인근 지역 학교로 통학한다. 같은 우면동 안에서도 아파트 단지에 따라 통학 여건에는 차이가 있다. 우솔초등학교 인근 대림아파트의 경우 영동중학교까지 거리가 있어 마을버스를 이용해 통학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게 현지 주민들의 설명이다. 우면동 내에 고등학교가 없는 만큼 중학교 졸업 이후에는 학생들의 통학 범위가 더욱 넓어진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리치고에 따르면 영동중학교 학생들이 진학할 수 있는 고등학교는 22곳이다. 현지에서는 이 가운데 양재고등학교와 은광여자고등학교, 서초고등학교, 서울고등학교 등 인근 지역 학교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 나온다. 다만 이들 학교 역시 우면동 내에 위치하지 않아 거주 단지와 교통수단에 따라 통학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우면동 내 중학생들이 진학하는 일부 학교는 우면동에서 통학하는 데 1시간 안팎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여건도 비슷하다. 우면동 아파트 단지 주변에는 대형 입시학원이 밀집한 학원가가 형성돼 있지 않아 자녀의 사교육을 위해 대치동 등 강남권 학원가로 이동하는 가구가 적지 않다.
우면동에서 자녀를 키운 주민들 사이에서는 중·고등학교 진학 이후 통학 불편을 겪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연희 씨(51·여)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우면동에서 살았는데 유흥주점이나 단란주점, 모텔 같은 유해시설이 없고 초등학교도 가까워 아이를 키우기에는 좋았다”며 “다만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집에서 다소 떨어져 있어 불편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인데도 공기가 좋고 조용하다는 점은 큰 장점이었지만 아이가 고등학교를 집에서 버스로 30분 정도 걸리는 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이사를 고민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박석현 씨(39·남·가명)는 “지금은 학교 바로 앞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현재는 큰 불편함이 없지만 몇 년 후면 중학교에 진학하게 될 텐데 아이가 너무 힘들어한다면 이사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며 “지금도 수학학원은 대치동으로 다니고 있는데 대치동이 가까운 것 같지만 지하철이 없어서 버스를 타고 가면 40분 정도 걸리고 차를 가져가도 막힐 때는 시간이 제법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현지 공인중개사들도 쾌적한 주거환경에 비해 학교와 지하철 등 교육·생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을 우면동의 아쉬운 부분으로 꼽았다.
김종엽 네이처힐 공인중개사 대표는 “우면동은 강남이나 양재 등 업무지역으로 이동하기 편리하고 주변이 조용해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다만 동네 규모에 비해 학교가 부족해 거주 단지에 따라 학생들이 다른 지역의 학교로 통학하기도 한다”며 “앞으로 공공주택을 비롯한 여러 개발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주택 개발과 함께 학교 등 생활 인프라도 확충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으로 과거 한국교육개발원이 사용했던 우면동 부지에는 약 700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해당 부지는 한국교육개발원 이전 이후 장기간 유휴부지로 남아 있던 곳으로, 서울시는 신혼부부와 청년 등을 위한 주거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성뒤마을 일대에서도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함께 대규모 주택 공급이 추진되고 있다. 이들 사업이 본격화하면 우면동과 주변 지역의 거주 인구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존 학교의 학생 수용 여력과 추가 교육시설 확충 여부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우면동의 추가 주택 공급으로 거주 인구가 늘어날 경우 기존 교육 인프라를 둘러싼 수요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그동안 우면동은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와 세대수 탓에 학교 신설이 쉽지 않았지만 향후 주거 개발에 따른 인구 변화와 교육 수요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유정석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우면동은 그동안 세대수가 많지 않아 학교가 들어설 수 있는 요건을 갖추기 어려운 구조였다”며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많지 않고 주변 지역에 학교가 있는 만큼 교육청에서도 학교 신설 승인을 내주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우면동에 신규 아파트와 공공주택이 늘어나면서 새로 유입되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학교 등 생활 인프라에 대한 요구가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고등학교는 단순히 거리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하기보다 학업 분위기와 진학 성과 등을 고려하는 특성이 있어 신설 여부는 학생 수요와 주변 교육 여건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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