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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할 땐 신도시, 8년 지나도 공사장…3기 신도시 ‘왕숙 · 교산’ 가보니
청약할 땐 신도시, 8년 지나도 공사장…3기 신도시 ‘왕숙 · 교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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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대대적으로 추진했던 사전청약 제도가 잇따른 사업 지연과 공사비 상승 여파로 무주택자들에게 오히려 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계획보다 본청약과 입주 시점이 늦어지는 사이 분양가는 오르고 핵심 교통망 구축마저 지연되면서 사전청약 당시 기대했던 주거비 절감과 교통 편의가 퇴색하고 있어서다. 장기간 사업을 기다려야 하는 당첨자들 사이에서는 사전청약이 사실상 ‘희망고문’이 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사업 발표 8년째 곳곳은 철거 단계…문화재 조사에 지역 부동산도 ‘거래절벽’

 

3기 신도시 가운데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곳으로 꼽히는 경기 하남 교산지구 역시 본청약과 입주 지연, 분양가 상승, 교통망 구축 지연 등이 맞물리면서 사업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교산신도시는 서울 송파구와 인접한 하남시 천현동·교산동·춘궁동·덕풍동 일원에 조성되는 공공주택지구다. 현재도 서울 강남권과 비교적 가까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에서 사업지 중심부에 위치한 고골사거리까지 약 1시간, 승용차로는 교통 상황에 따라 약 40분이 소요된다. 

 

르데스크가 교산신도시 일대를 둘러본 결과 고골사거리와 광주향교 주변을 비롯한 사업부지 곳곳에는 기존 건축물 철거와 도로 확장 등을 위한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었다. 서울 강남권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입지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체감되는 사업 진행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고골사거리 일대 일부 구간에서는 기존 건축물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공사 차량 통행을 위해 주민 접근이 제한된 곳도 있었다. 보상이 완료된 구역부터 순차적으로 철거가 이뤄지고 있어 넓은 사업부지 전체에서 동시에 공사가 진행되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 교산공공주택지구 내 매장유산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의 모습. ⓒ르데스크
▲ 교산공공주택지구 내 매장유산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의 모습. ⓒ르데스크

 

교산신도시 부지는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이 문화유적분포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문화재 발굴조사도 사업 진행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통일신라·고려·조선 시대의 건물지와 유물이 다수 출토되면서 현재 광주향교 인근 부지에서도 매장유산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최철현 씨(63·남)는 “개발 이야기가 나온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이제야 펜스가 설치되고 철거가 시작된 정도다”며 “일부 구간은 공사 차량이 다니면서 접근까지 막혀 실제 공사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직접 확인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문화재 발굴조사까지 진행되고 있어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로 인해 사업이 또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도 교산신도시 조성사업이 당초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지 보상과 기존 건축물 철거 등이 사업부지 전체에서 일시에 이뤄지지 않고 구역별로 순차 진행된 데다 문화재 조사 등 각종 변수까지 맞물리면서 주민들이 체감하는 사업 속도도 더딘 상황이다. 

 

박길환 대우공인중개사 대표는 “사업이 발표됐던 당시 계획과 비교하면 현재까지 주민들이 체감할 만큼 빠르게 진행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문재인 정부 때부터 추진된 사업인데 대통령이 두 번 바뀌는 동안에도 주민들은 계속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이나 입주 시점 역시 당시에는 계획된 일정이 있었겠지만 사업이 지연될수록 이후 일정도 함께 밀릴 가능성이 있어 현시점에서 언제까지 완료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사진은 교산신도시 공사 부지 내 구역인 고골사거리 일대의 공사를 위해 펜스를 쳐둔 현장의 모습. ⓒ르데스크
▲ 사진은 교산신도시 공사 부지 내 구역인 고골사거리 일대의 공사를 위해 펜스를 쳐둔 현장의 모습. ⓒ르데스크

  

제 현장에서도 대규모 공사가 본격화됐다고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게 현지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현재 눈에 띄는 작업은 사업부지에 펜스를 설치하거나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는 정도다”며 “보상이 끝나는 시점이 구역마다 달랐던 만큼 전체 부지를 한꺼번에 철거하지 못하고 보상이 완료된 곳부터 순차적으로 작업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사업 장기화에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까지 겹치면서 교산신도시 주변 중개업계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박 대표는 “예전에는 그래도 교산신도시 개발을 기대하고 주변 부동산을 알아보러 오는 사람들이 간간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방문객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며 “부동산 중개업을 50년 넘게 했는데 경기가 좋지 않았던 적은 있어도 이렇게 오랫동안 거래가 끊긴 적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는 손님이 없어 문을 닫은 중개업소도 있고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 등 다른 일을 병행하는 중개업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하남 교산신도시는 2018년 수도권 3기 신도시 중 하나로 지정된 이후 당초 계획보다 사업 일정이 수년째 밀리고 있다. 정부는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2023년 말부터 입주가 가능하도록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지만 보상과 공사 지연 등의 영향으로 입주 목표는 2026년 6월로 조정된 데 이어 다시 2027년 이후로 늦춰졌다. 

 

일부 블록의 입주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지만 전체 일정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입주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분양을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대출과 전세 계약, 자녀 교육, 직장 이전 등 장기적인 생활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불만도 나온다.

 

2018년 발표 후 8년째 공사 중…왕숙2 첫 입주 2028년➞2029년


▲ 남양주 왕숙신도시는 3기 신도시 가운데 공급 물량이 가장 많은 구역이다. 사진은 남양주왕숙2지구 내 공사를 준비하고 있는 현장의 모습. ⓒ르데스크
▲ 남양주 왕숙신도시는 3기 신도시 가운데 공급 물량이 가장 많은 구역이다. 사진은 남양주왕숙2지구 내 공사를 준비하고 있는 현장의 모습. ⓒ르데스크

  

남양주 왕숙1·2지구는 3기 신도시 가운데 공급 물량이 가장 많은 대규모 공공주택지구로 총 8만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2018년 12월 3기 신도시로 처음 발표된 이후 2019년 10월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됐으며 현재 왕숙1지구는 2028년, 왕숙2지구는 2029년 첫 입주를 목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왕숙2지구의 첫 입주 목표는 당초 2028년에서 2029년으로 약 1년 늦춰졌다.

 

첫 입주까지 불과 2~3년가량 남았지만 현장에서 대규모 주택 건설이 본격화됐다고 체감하기는 어려운 모습이었다. 르데스크가 왕숙1·2지구 일대를 둘러본 결과 곳곳에서 부지 조성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부지에서 아파트 골조가 올라온 모습을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일부 사업부지에서는 아직 이주가 완료되지 않아 기존 건축물과 영업시설 등이 그대로 운영되고 있는 모습도 확인됐다.

 

다만 주택 공급은 과거 사전청약을 실시했던 단지를 중심으로 본청약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왕숙2지구에서는 민간 건설사가 시공 등에 참여하는 민간참여 공공분양 사업도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A-1블록 ‘왕숙 아테라’가 2026년 4월 입주자모집공고를 거쳐 5~6월 본청약을 진행했다. 

 

송경섭 왕숙공인중개사 대표는 “이전에 사전청약을 진행했던 단지들이 본청약에 들어가면서 공사가 하나씩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일반적인 민간분양보다는 민간 건설사가 참여하는 공공분양 형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 사진은 남양주 왕숙2지구 일대에서 공사 현장의 모습. ⓒ르데스크
▲ 사진은 남양주 왕숙2지구 일대에서 공사 현장의 모습. ⓒ르데스크

  

왕숙2지구는 주민 이주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기존 주민의 약 98%가 이주를 완료했으며 남아 있는 주민 대부분은 토지가격이나 보상 문제 등을 둘러싼 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다.

 

송 대표는 “왕숙2지구는 98% 이상 이주가 완료된 상태로 대부분의 주민이 이미 떠났다”며 “현재 남아 있는 경우도 토지가격이나 보상 문제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이주는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고 설명했다.

 

입지 여건은 왕숙2지구의 강점으로 꼽힌다. 남양주시 일패동·이패동 일원에 조성되는 왕숙2지구는 약 1만6000가구, 약 4만명을 수용하는 규모로 서울 경계에서 약 5km 거리에 위치한다. 왕숙1지구보다 규모는 작지만 다산신도시와 양정역세권 등 대규모 개발지역과 인접해 있어 기존 생활 인프라를 공유하기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역교통망 확충도 추진되고 있다. 왕숙1·2지구 일대에는 GTX-B와 서울지하철 9호선 연장인 강동하남남양주선 등 대규모 철도사업이 계획돼 있다. 왕숙2지구 인근에도 9호선 연장선과 경의중앙선을 연계하는 환승체계가 구축될 예정이어서 향후 서울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문제는 주택 입주와 광역교통망 구축 시점 사이에 시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왕숙2지구의 첫 입주는 2029년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주요 철도교통망은 이보다 늦게 구축될 예정이다.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더라도 초기 입주민들이 일정 기간 핵심 철도교통망을 이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 현재 왕숙신도시 이주율은 90% 이상이라고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설명했다. 사진은 철거를 앞두고 있는 왕숙신도시 내 사업 지역의 모습. ⓒ르데스크
▲ 현재 왕숙신도시 이주율은 90% 이상이라고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설명했다. 사진은 철거를 앞두고 있는 왕숙신도시 내 사업 지역의 모습. ⓒ르데스크

 

부지 조성공사 역시 남은 과제로 꼽힌다. 왕숙2지구는 전체 사업부지를 6개 공구로 나눠 조성공사를 추진하고 있지만 지난 6월 기준 일부 공구에서는 시공사 선정 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향후 시공사 선정과 착공이 늦어질 경우 후속 공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2029년 첫 입주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는 남은 공사의 속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의 세부 개발계획은 정책과 시장 환경에 따라 일부 변경될 수 있지만 정부가 당초 약속한 교통망 구축과 입주 일정만큼은 최대한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신도시의 세부 계획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환경이 변화하거나 공급 확대 정책 등이 반영되면서 변경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 이러한 부분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며 “다만 3기 신도시는 당초 ‘선교통 후입주’를 이야기했던 만큼 현재 지연되고 있는 교통계획들이 계획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전체적인 타임스케줄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청약은 사업기간 자체가 워낙 길다 보니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수가 많고 이를 처음부터 모두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며 “사전청약 당시 사업 일정이 늦어지거나 분양가가 변동될 수 있다는 내용을 고지해 사업시행자는 사실상 면책될 수 있지만 당첨자들은 언제 사업이 진행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계속 기다려야 하는 만큼 결국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 속 Q&A
Q1.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제도가 ‘희망고문’으로 불리는 이유는?
A. 사업 발표 후 본청약과 입주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지속해서 미뤄지는 동안 분양가가 상승하고, 교통망 구축마저 지연되어 무주택자들의 주거비 절감 및 교통 편의 기대가 상쇄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일정 변동 가능성에 대한 고지로 사업주체는 면책되는 반면, 당첨자는 무기한 대기해야 하는 구조적 부담을 안고 있다.
Q2. 하남 교산신도시의 사업 지연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은?
A. 구역별 순차적인 토지 보상과 철거 진행, 그리고 사업 부지 면적의 절반 이상이 문화유적분포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진행 중인 매장유산(문화재) 발굴 조사가 주요 지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Q3. 남양주 왕숙1·2지구의 전체 공급 규모와 위치적 특징은?
A. 총 8만 가구가 공급되는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 공공주택지구입니다. 특히 왕숙2지구(남양주시 일패동·이패동 일원, 약 1만 6천 가구)는 서울 경계에서 약 5km 거리에 위치해 다산신도시 및 양정역세권 등 기존 생활 인프라 공유가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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