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사회의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중간선거를 앞둔 현재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결과가 등장하고 있다. 현재 공화당 후보가 차지하고 있는 경합주 상원 의석은 물론 전체 하원 의석의 바로미터인 전국 민심도 민주당 쪽으로 기운 모습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중간선거 역풍 우려로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민주당 주도의 트럼트 대통령 탄핵 시도가 선거 결과에 따라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정부·기업들 입장에서도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한 선제적인 대응책 마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운명 걸린 美 중간선거 초읽기…상원 다수당 공화당➞민주당 변화 가능성 높아
양당제(공화당·민주당) 국가인 미국의 중간선거는 대통령 임기 4년의 중간 시점인 11월 첫 번째 화요일에 실시된다. 올해 중간선거는 11월 3일 치러진다. 중간선거로 선출되는 연방 공직은 하원 전체 의석(435석), 상원 100석 중 33~34석 등이다. 올해 상원은 정규선거 33곳, 플로리다·오하이오 보궐선거 2곳 등 총 35석을 뽑는다. 현재 상원의석 스코어는 공화당 53석, 민주당 45석 등이고 올해 선거가 치러지는 상원 의석은 공화당이 22석, 민주당이 13석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봤을 땐, 상원은 물론 하원까지 전부 민주당 독식 체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미국 정치 분석 매체 Cook Political Report, 미국 선거 전문 매체 ELECTION CENTRAL 등에 따르면 당장 공개 여론조사가 실시된 경합주 13곳(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오하이오·뉴햄프셔·텍사스·미시간·메인·미네소타·알래스카·캔자스·아이오와·플로리다·네브래스카)만 놓고 봤을 때, 지역 별로 격차는 달랐지만 무려 9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지지율 경쟁(평균)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후보 우세 지역 9곳 중 현재 공화당이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도 5곳이나 됐다.
미국의 경우 지역 별로 정치색이 워낙 뚜렷하기 때문에 비경합지역 같은 경우는 따로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는 편이다. 이를 감안했을 때,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된 경합주 13곳의 선거 결과에 따라 상원의 우위가 정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현재 선거 결과가 지금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대로 나온다면 상원 의석은 공화당 50대 50의 동률이 된다. 선거에서 양당의 상원 의석수가 동일해질 경우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돼 사실상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하는 상태로 유지된다.
그러나 큰 변수가 남아 있다. 현재 공화당 의석인 네브래스카의 경우 민주당 경선 승자 신디 버뱅크가 사퇴하고 무소속 댄 오스본을 지지하기로 하면서 현재 공화당(데브 피셔) 후보 대 무소속 후보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진 상태다. 네브래스카는 과거엔 공화당의 텃밭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급변한 지역이다. 특히 직전 선거(2024년)에선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데브 피셔가 거둔 득표율이 1970년 이후 네브래스카 상원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 중 가장 낮았다. 반면 댄 오스본은 네브래스카 상원 선거 출마한 무소속 후보 중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앞서 댄 오스본 캠프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8월 9~13일, 유력유권자 600명)에선 두 후보의 지지율이 동률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합주 중 공화당 의석 15곳, 민주당 의석 4곳…하원 뺏기면 트럼프 탄핵 급물살 예상
하원의원 선거 양상도 상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의회에 따르면 현재 하원 의석은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4석, 공석 3석 등으로 공화당이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2~3곳에서만 판세가 뒤집혀도 곧장 다수당이 바뀌는 구조다. 하원의 경우 이번 중간선거에서 435석 전부를 새로 뽑는데 여론조사가 진행된 선거구는 거의 없다. 다만, 전국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선거 판세를 예측한 분석 결과는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발표된 전국 단위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봤을 때, 하원 선거 역시 민주당의 우세가 관측되고 있다. NYT·Siena가 미국 내 유력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해 지난 10일 보도한 정당 별 지지율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51%, 공화당 43% 등으로 8%p 민주당이 앞섰다. 지난 13일 발표한 CBS·YouGov가 성인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54%, 공화당 46% 등으로 조사됐다. 15일 Quinnipiac대학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선 민주당 49%, 공화당 38% 등으로 양당의 격차가 무려 1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표적인 독립적·초당파적 선거 분석 매체 Cook Political Report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기준 경합으로 분류되는 지역은 총 19곳(애리조나1·6, 캘리포니아22, 콜로라도8, 아이오와1·3, 미시간7, 뉴저지7, 뉴욕17, 오하이오7, 펜실베니아7·8·10, 버지니아2, 위스콘신3)이다. 이 중 15곳이 현재 공화당 의석이고 나머지 4곳은 민주당 의석이다. 현역 의원이 버티는 지역구가 경합주로 분류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의석 주인의 교체 가능성도 높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쉽게 말해, 의석을 뺏길만한 지역이 공화당이 민주당에 비해 많은 것이다.
주목되는 사실은 만약 선거 결과가 여론조사 결과와 다르지 않을 경우 미국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체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앞서 민주당 소속의 앨 그린(민주·텍사스) 하원의원은 ICE와 국경순찰대를 남용했다는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후 지난 15일 하원에서 탄핵한 표결이 이뤄졌는데 결과는 232대 148로 보류(tabling) 의견이 앞섰다. 공화당 전체 의원들과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심의 역풍을 우려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표 때문이었다. 워싱턴타임즈에 따르면 당시 보류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 수는 20명 안팎이었으며 대부분 경합 지역 출마를 앞두고 있는 인물들이었다.
현재 미국 현지 매체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에선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도가 다시 한 번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심지어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에서 연설에서 “만약 ‘트럼프’ 이름이 투표용지에 없다면 여러분께 정말 부탁하고 싶은 건 내가 투표용지에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그냥 나와서 투표해달라는 것”이라며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한다면 나는 탄핵을 겪어야 할 것이다”고 발언한 바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의 정세 변화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미국 정세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동시에 상황 변화에 따른 다양한 대비책을 미리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상당한 제약이 생길 수 있고 의회와 행정부 간 갈등도 지금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실제 탄핵 추진 여부나 그 결과까지 현시점에서 단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한국 역시 특정한 결과를 전제로 대응하기보다는 중간선거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여러 정치적 상황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정치적 변화는 통상이나 외교·안보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 모두 정책 변화 가능성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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