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 여론이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청와대·국토교통부 등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 고위 공직자들의 부동산 보유·금융거래 내역은 정부 정책 기조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르데스크가 이재명정부 2기 내각과 청와대, 국토교통부 등 주요 공직자의 재산신고 내역과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분석한 결과, 주택 매입 과정에서 수억원대 금융기관 대출과 가족 간 차입을 활용하거나 본인·배우자 명의로 복수의 주택을 보유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해 주택을 매입한 뒤 가격이 오르자 이를 처분하고 더 비싼 주택으로 갈아탄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사실들은 정책 불만에서 비롯된 정부 지지율 추락을 부추기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李정부 2기 내각 홍지선·하정우·강신철…주택 매입·갈아타기 과정서 수억원대 대출
29일 르데스크가 이재명정부 2기 인사들의 부동산 거래 내역을 확인한 결과, 현재 정부의 주택정책을 총괄하는 홍지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 전 서울 아파트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수억원대 주택담보대출과 가족 간 차입을 함께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기부등본, 국회 인사청문 자료 등에 따르면 홍 장관과 배우자 이미경 씨는 지난해 3월 16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신도림태영타운 전용면적 84.87㎡의 한 호실을 10억500만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5월 26일 소유권 이전을 마치고 해당 주택의 지분을 절반씩 나눠 공동명의로 등기했다.
주택 매입자금의 절반 이상은 금융기관 대출과 가족 간 차입으로 마련했다. 홍 장관은 주택 매입 과정에서 3억6700만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고 배우자는 같은 해 4월 모친과 차용증을 작성하고 1억7000만원을 빌렸다. 대출금과 가족 간 차입금을 합한 5억3700만원은 매매가격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농협은행은 소유권 이전이 이뤄진 2025년 5월 26일 홍 장관을 채무자로 해당 아파트에 채권최고액 4억37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채권최고액은 실제 대출금이 아닌 금융기관이 향후 이자와 연체료 등을 고려해 설정하는 담보 한도액으로 통상 실제 대출액의 60~80% 수준으로 책정된다. 앞서 홍 장관은 인사청문 과정에서 부동산 매입 당시 남양주 부시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으며 기존 생활권과 출퇴근 거리 등을 고려해 실거주 목적으로 해당 주택을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하정우 현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전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도 과거 주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담보대출을 활용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하 부위원장은 2014년 12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푸르지오 전용면적 59.58㎡의 한 호실을 3억2800만원에 매입하고 이듬해 1월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당시 우리은행은 소유권 이전과 동시에 하 부위원장을 채무자로 해당 주택에 채권최고액 2억596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2018년 5월에는 채권최고액 7700만원의 근저당권이 추가로 설정되면서 해당 주택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은 총 3억3660만원으로 늘었다.
하 부위원장은 약 6년 뒤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를 매수했다. 하 부위원장과 배우자 김수진 씨는 2020년 11월 분당구 수내동 파크타운 전용면적 101.91㎡의 한 호실을 16억5000만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부부가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는 공동명의로 취득했다. 한 달 뒤에는 기존 관악푸르지오를 8억2900만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14년 매입가격인 3억2800만원과 비교하면 약 6년 만에 5억100만원 가량 높은 가격이었다. 관악푸르지오에 설정됐던 우리은행 근저당권 2건은 2021년 3월 말소됐으며 같은 달 소유권도 매수자에게 이전됐다.
하 부위원장은 분당 아파트 매입 과정에서도 담보대출을 활용했다. 기존 관악푸르지오의 소유권 이전을 마친 다음 날인 2021년 3월 31일 SC제일은행과 근저당권 설정계약을 체결했고, 이튿날 해당 아파트 호실에 채권최고액 4억8400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이후 2024년 5월 해당 근저당권이 말소됐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하 부위원장을 채무자로 새로운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채권최고액은 2억6928만원이었다.
강신철 신임 국방부 장관과 가족의 부동산 보유·금융거래 내역에서도 금융기관 대출을 활용한 정황이 나타났다. 르데스크가 강 장관과 가족의 재산신고 내역과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강 장관과 부친은 현재 서울 서초구에 각각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두 주택 모두 과거 근저당권이 설정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 장관이 보유한 주택은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초네이처힐3단지 전용면적 84.61㎡의 한 호실이다. 강 장관은 2012년 8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4월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해당 아파트는 강 장관이 과거 서울 구로구 천왕동 주택의 철거민 자격으로 우면2지구 특별공급을 받아 취득한 주택으로 앞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쟁점이 된 바 있다. 소유권 이전등기가 이뤄진 2013년 4월 8일 해당 주택에는 강 장관을 채무자로 한 채권최고액 9900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해당 근저당권은 2017년 10월 말소됐으며 2021년 2월에는 강 장관을 채무자로 한 채권최고액 3억8500만원의 새로운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강 장관의 부친 강영덕 씨도 인근 서초네이처힐2단지 전용면적 84.82㎡의 한 호실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재산공개 내역에서 강 장관은 본인 소유 아파트를 10억8900만원, 부친 소유 아파트를 9억5200만원으로 각각 신고했다. 두 주택의 신고가액을 합하면 20억4100만원이다. 강 장관의 부친은 2011년 11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7월 소유권을 취득했다. 해당 주택 역시 철거민 특별공급을 통해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호실에는 강 장관의 친형인 강신민 씨를 채무자로 한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 2013년 5월 해당 아파트에 채권최고액 3억4320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등기상 채무자는 소유자인 부친이 아닌 강신민 씨로 기재됐다. 채권최고액은 2021년 3월 1억1000만원으로 변경됐으며 해당 근저당권은 현재까지 등기부등본상 말소되지 않은 상태다. 강 장관은 본인 소유 아파트를 취득하기 전까지 등기상 주소지를 부친 소유 호실에 두고 있었다.
재산신고 내역상 부친 소유 아파트는 타인에게 임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 장관의 재산신고 내역에는 해당 아파트의 임대보증금 7억5000만원이 부친의 건물임대채무로 신고돼 있다. 공직윤리시스템에 따르면 건물임대채무는 소유 건물을 타인에게 빌려주고 받은 전·월세 보증금을 의미하며 해당 보증금은 임대차계약 종료 시 임차인에게 반환해야 한다. 앞서 인사청문회에선 강 장관 가족의 또 다른 부동산 소유 사실이 쟁점이 된 바 있다. 1996년생 장남이 중견기업에 취업한 지 약 1년 만인 올해 6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양지마을의 7억원대 상가를 매입한 사실이 공개된 것이다. 장남은 상가 매입 과정에서 이모에게 연 4.6%의 이자 조건으로 5억원을, 이모부에게는 10년간 무이자 조건으로 2억1550만원을 빌리는 등 외가 친척으로부터 총 7억1550만원을 빌렸다. 이러한 사실은 당초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서 빠진 사실이 드러나 청문 과정에서 쟁점이 되기도 했다. 당시 강 장관은 누락 사실을 확인한 뒤 국회와 관계기관에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자료를 보완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집값 정책 설계 청와대·국토부 고위 공직자들, 강남·세종 등에 아파트·상가 다수 보유
청와대, 국토교통부 등에 소속된 고위 공직자들 중에는 다주택자가 여럿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인사 정책을 총괄하는 조성주 인사수석은 본인·배우자 명의로 서울과 세종에 각각 한 채씩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조 수석 부부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롯데캐슬리버티 전용면적 125.80㎡의 한 호실을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신고가액은 본인과 배우자 각각 6억6150만원으로 총 13억2300만원이다. 또한 조 수석은 본인 명의로 세종시 어진동 한뜰마을5단지 전용면적 101.99㎡ 규모의 호실도 보유하고 있으며 신고가액은 5억4500만원이다. 다만 조 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보유자를 배제하라고 지시한 이후 세종시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지 제1부속실장 부부도 재산공개 내역 기준 경기 성남과 충북 청주에 각각 한 채씩 총 2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김 실장 부부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더샵판교포레스트11단지 전용면적 84.98㎡ 규모의 호실을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신고가액은 본인과 배우자 각각 3억7500만원으로 총 7억5000만원이다. 김 실장의 배우자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삼정백조아파트 전용면적 59.95㎡ 호실을 단독 명의로 보유하고 있으며 신고가액은 1억4800만원이다. 김 실장 역시 현재 배우자 명의의 청주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유정 대통령실 수석대변인 부부도 지난 3월 기준 경기 용인과 서울에 각각 한 채씩 총 2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월 공개된 재산등록사항에 따르면 강 수석대변인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 언남동 하마비마을동일하이빌2차 전용면적 139.25㎡ 규모의 한 호실을 본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신고가액은 3억3300만원이다. 배우자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112.93㎡의 한 호실을 단독 소유하고 있다. 신고가액은 종전 35억5700만원에서 43억100만원으로 7억4400만원 상승했다. 강 수석대변인 역시 다주택 해소를 위해 주택 한 채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 고위직 가운데서는 지난 5월 임명된 정채교 항공정책실장이 경기 과천과 세종에 각각 아파트 한 채를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 실장이 신고한 전체 재산은 39억7697만원으이 가운데 건물재산은 37억4499만원에 달했다. 정 실장 부부는 경기 과천시 부림동 주공아파트 8단지의 한 호실을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으며 신고가액은 본인과 배우자 각각 8억5200만원으로 총 17억400만원이다.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아파트의 한 호실 역시 부부 공동명의로 각각 2억6563만7000원씩 총 5억3127만4000원을 신고했다. 또한 정 실장의 배우자는 세종시에 주택과 상가가 결합된 복합건물 2채를 신고했다. 나성동 복합건물의 신고가액 4억4479만원, 다정동 복합건물 7억2994만원 등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송석언 이사장 부부도 각각 한 채씩 총 2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송 이사장은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에 대지 151㎡, 건물 46.28㎡ 규모의 단독주택을 본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신고가액은 9670만원이다. 배우자는 제주시 노형동 노형중흥에스클래스 전용면적 120.94㎡의 한 호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고가액은 4억7200만원이다. 부부는 주택 외에 제주시 노형동 소재 960㎡ 규모 상가의 지분도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송 이사장이 신고한 전체 재산은 약 60억4349만원으로 금융채무는 본인과 배우자를 합쳐 약 10억8774만원으로 신고됐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가계대출과 다주택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정책을 수립·집행하는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보유·거래 행태가 정책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다주택 보유에 엄격한 기조를 보이는 만큼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고위공직자 역시 그에 상응하는 기준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국민에게 요구하는 기준과 정책 담당자의 실제 자산 보유·거래 모습에 괴리가 있다고 인식될 경우 정책의 일관성과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은 국민의 신뢰와 수용성이 중요한 만큼 고위공직자의 이해관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책 기조와 충돌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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